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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바람 따라 길 따라 시간의 '집'을 지었던 디아스포라 건축가 이타미 준의 삶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가 오는 8월 15일 개봉을 확정하며 거장이 빚은 건축의 아우라가 담긴 메인 예고편을 공개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계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치열하게 한 길을 걸었던 건축가 이타미 준의 시간과 공간을 들여다보는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가 시간의 결이 담긴 집을 빚은 거장의 건축세계와 인간미가 담긴 다큐멘터리 영상을 공개하여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타미 준의 바다’는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본명 유동룡)이 디아스포라의 이방인에서 세계를 향한 울림을 전한 건축가가 되기까지의 삶과 그가 세상에 남긴 선물 같은 집들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이타미 준이 터전과 소통하고 시간의 결을 담아 제주도에 지은 '수풍석 미술관', '포도호텔', '방주교회' 등 사람을 향한 건축 속에 숨은 이야기들은 거장의 숨결을 느끼게 하여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공개된 메인 예고편에서는 큰 화폭에 그림을 그리며 미소짓는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의 사진과 함께 재일 한국인 유동룡이 '이타미 준'이라는 필명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나온다. 이타미 준의 딸인 유이화 건축가는 당시 일본에서 재일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억압받던 이타미 준이 '자유로운 국제인으로서의 건축가가 되자'는 마음으로, 이타미 공항의 이름을 선택해 '이타미 준'이라는 필명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이타미 준은 이렇듯 역사적 억압을 뛰어 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역사 위에 서는 건축을 한다는 신념으로 자신만의 건축 세계를 개척했다. 이어 이타미 준의 대표작인 '풍 미술관', '방주교회', '포도호텔'이 영상에 차례로 등장하며, '일본에 계시지만 한국성을 표현하려고 애를 쓰는 건축가였다'는 평가를 통해 이타미 준의 건축은 그의 한국인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전달한다.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게 만드는 시간의 집을 짓다'는 자막은 제주의 풍광과 어우러지는 이타미 준의 공간을 세밀하게 포착한 영상에, 사람의 숨과 시간의 결이 더해져 '집'으로 완성되는 그의 건축을 감각하게 한다.
한편 사람 사이의 정이 느껴지는 이타미 준의 일화도 더해진다. 이타미 준이 37년 전 지어준 가게, 주주를 운영하다 아들에게 물려준 재일한국인 손영도 사장은 '이타미 준 선생님이 나에게 맞는 가게를 만든다고 지어준 가게'라며 다정했던 건축가와의 추억을 전한다.
이어지는 영상에서는 '먹의 공간'의 드로잉에 이어, 시간이 지나 '먹의 집 II'로 새로 레노베이션을 한 공간이 나온다. 유이화 소장은 '먹의 공간'을 건축할 때 대나무로 건물의 파사드(전면)를 설계한 것에 대해 '대나무가 시간이 지나면 색깔이 바뀌거나 썩지 않느냐'고 질문하는데 이타미 준은 '그걸 의도한거야. 그게 시간의 맛이지'라고 답한다.
이타미 준의 의도대로 대나무는 시간의 결을 담아 은은한 빛을 띄고 결국에 썩어 사라졌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나이를 먹는 '시간을 담는 집'을 증명했다. 엔딩에서 바다에 선 건축가의 뒷모습과 함께 흐르는 이타미 준의 육성은 한국의 정체성을 품고 살았던 건축가에 대한 잔잔한 감동을 전하며 경계인의 세계를 마음으로 느끼게 할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한다.
개봉 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상영되며 높은 관심을 받았던 ‘이타미 준의 바다’는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을 수상하며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건축가의 삶과 건축물들에 담긴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 -강경호 CGV아트하우스 사업부장, "그 공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적으로 품는 건축물을 설계했던 그의 성취를 마치 그 공간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듯한 카메라로 화면에 새겨 놓는 과정은 퍽 감동적인데, 정치와 역사가 강제했던 세상과의 불화를 자기만의 이상 실현에 매진하는 노력을 통해 조화를 구현하는 결과로 바꿔놓은 흔적을 이타미 준의 건축물이 보여주기 때문이다.-김영진 평론가, "첨예한 긴장 속에서 독특한 세계를 탄생시킨 예술가이자 투쟁가의 초상" -이혁상 감독, "‘이타미 준의 바다’는 이타미 준에 대한 존경과 헌사를 기반으로 한 긴밀한 대화에 가깝다." -씨네21 송경원 기자 등의 리뷰는 영화의 작품성과 함께 거장을 담은 건축 다큐멘터리가 열어줄 새로운 세계를 기대하게 만든다.
공간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위대한 디아스포라 건축가의 일대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이타미 준의 바다’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 제공 = 영화사 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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