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당분간 쉬어야 한다."
키움 안우진의 첫 번째 시련은 루키 시즌이던 2018년이었다. 고교 시절 학교폭력에 가담한 혐의로 데뷔할 때부터 페널티를 안고 출발했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체계적으로 시즌을 준비하지 못했다.
구단 징계가 끝난 뒤 1군에서 선발로 데뷔했으나 한계를 맛봤다. 포심패스트볼이 150km에 육박했지만, 제구가 불안정했다. 포심과 슬라이더의 단조로운 메뉴로 풀타임 선발로 버티는 건 무리였다. 결국 2군 재조정 후 추격조로 이동하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2군에서 작아진 투구폼을 복구했다. 백도어 슬라이더를 연마했다. '강력한 복선'이었다. 포스트시즌서 맹활약하며 잠재력을 뽐냈다. 중간계투 에이스로 2~3이닝씩 소화하며 넥센의 가을야구를 수놓았다. 제구가 잡혔다. 두 종류의 슬라이더를 곁들였다. 강속구 위력은 극대화됐다.
2년차를 맞이했다. 장정석 감독은 한현희를 중간계투로 돌렸다. 신재영에게 스윙맨을 준비시켰다. 안우진에게 좌완 이승호와 함께 선발 한 자리를 맡겼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안우진과 이승호가 선발투수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게 현장과 프런트의 확고한 생각이었다. 고형욱 스카우트 이사가 단장 시절 두 사람을 영입한 궁극적 이유였다.
여전히 안우진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안고 가야 할 짐이다. (두둔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선발투수 안우진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전반기에 백도어 슬라이더와 함께 체인지업, 커브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며 유의미한 경험을 쌓았다. 좌타자 약점을 보완하면서 에이스급 선발로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기복은 있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제구가 되지 않으면 와르르 무너지는 약점이 부각됐다. 이승호와 함께 열흘간의 '강제 휴식기' 를 보냈다. 재조정하며 후반기를 기약했다. 전반기 성적은 15경기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15. 퀄리티스타트는 7차례.
6월 26일 고척 KIA전 이후 개점 휴업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복귀할 예정이었다. 장정석 감독은 31일 잠실 LG전을 복귀전으로 정했다. 그러나 무산됐다. 26일 고척에서 45구 라이브피칭 도중 어깨 또 다른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다. 재활은 중단됐다. 당분간 휴식을 취한다. 이후 재활의 맨 처음 과정으로 돌아간다. 장 감독이 밝힌 예상 복귀시점은 8월 중순에서 8월 말.
현 시점에서 안우진이 왜 어깨에 부상했는지 명확히 파악하는 건 어렵다. 그러나 합리적 의문점을 던질 수는 있다. 안우진의 투구매커니즘은 상체 위주다. 하체를 충분히 사용하지 않고 상체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는 게 장 감독 설명.
장 감독은 28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상체 위주의 투구를 하는 투수, 속구 위주의 투수라 부상이 걱정 됐다"라고 털어놨다. 하체에서 상체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중심 이동보다 상체의 힘만으로 버티다 탈이 났을 수 있다는 의미. 밸런스가 아닌 힘에 의존하면 부상의 위험에 노출 될 수밖에 없다. 단정할 수 없지만, 투구 매커니즘의 수정이 필요하다.
장 감독은 "지금 당장 그런 부분을 고치긴 어렵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면 손을 볼 필요는 있다. 선수 본인도 이해하고 있다. 몸에 힘도 좀 더 붙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중심이동을 강화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파워를 붙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
그러나 장 감독은 낙관적이다. "아직 20세의 젊은 투수다. 성장하는 과정이다. 그 나이 대의 선수들은 겨울이 중요하다. 겨울을 잘 보내면 충분히 더 좋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2년차의 젊은 투수. 경험했던 것보다 경험할 날이 훨씬 많다. 안우진도, 키움도 이번 부상을 통해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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