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실 좀 미안하죠."
키움 장정석 감독이 주축 야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지난달 28~29일 고척 롯데전을 앞두고 "사실 야수들에게 좀 미안하다. 후반기 들어 전반기만큼 관리를 해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페넌트레이스 144경기 체제서 '관리야구'는 필수다. 주전타자가 144경기 전 타석을 소화하는 건 무리다. 장정석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 투타 각 파트 멤버들의 피로도를 시즌 내내 관리한다.
야수들의 경우 전반기 중반까지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실시했다. 돌아가며 지명타자를 맡겨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에너지를 세이브하라는 배려였다. 이를 위해 일찌감치 주축 타자들에게 더블포지션을 준비시켰다.
실책이 적지 않은 부작용이 드러났다. 그래도 야수들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안배한 건 분명했다. 키움이 올 시즌 팀 공격지표에서 상위권을 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전반기에 안배한 에너지를 순위다툼의 클라이맥스와도 같은 후반기에 쏟아 붓고 있다.
장 감독은 전반기 막판부터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하지 않았다. 일단 박동원과 이지영, 두 포수의 타격 생산력이 너무 빼어났기 때문이다. 전반기 막판 치고 올라갈 때 대부분 경기서 두 포수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았다. 기존 포지션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풀타임 선발로 나섰다.
후반기에는 매 경기 베스트 라인업을 꾸린다. 장 감독은 "전반기에 안배한 체력을 지금 쓰고 있다"라면서도 "그래도 조절을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1일까지 외야수의 경우 이정후가 1021이닝으로 3위, 임병욱이 847⅔이닝으로 13위, 제리 샌즈가 831이닝으로 14위다. 내야수의 경우 김하성이 954⅓이닝으로 7위, 박병호가 798⅓이닝으로 21위, 김혜성이 760⅓이닝으로 24위다.
장 감독 입장도 이해 된다. 이 시기에 주축야수들의 체력안배가 쉽지 않다. 일단 두산과의 2위 다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설령 두산을 추월하지 못해도 4위 LG의 추격을 경계해야 한다. 주축들을 경기 도중 덜컥 빼기 어려운 이유다. 또한, 장 감독은 "개인성적이 걸려있는 선수들도 있다. 그래서 무작정 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물론 장 감독은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로 컨디션이 나쁘거나 아프면 무리시킬 생각은 전혀 없다. "몸이 너무 안 좋으면 당연히 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철저히 에너지 관리를 한 덕분에 현재 주축 야수들 중 큰 부상자는 없다.
어쨌든 야수들의 페이스 관리가 투수들만큼 중요한 건 맞다.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면 사실상 숨 돌릴 틈도 없이 포스트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장 감독은 "그나마 여름에 시원한 고척에서 뛰며 힘을 아꼈다. 잔여일정도 가장 적기 때문에(원정 5경기) 숨통이 트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정석 감독과 키움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