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배가본드'를 꼽으며 역대급 자신감을 보였던 SBS. 그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10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씨네Q 신도림점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려 유인식 감독, 이길복 촬영감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1회가 첫 공개되며 기대를 모았다.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는 드라마. 가족도, 소속도, 심지어 이름도 잃은 '방랑자(Vagabond)'들의 위험천만하고 적나라한 모험이 펼쳐지는 첩보액션멜로. 앞서 드라마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을 통해 독보적인 호흡을 자랑했던 유인식 감독과 장경철, 정경순 작가가 의기투합해 드라마 팬들을 설레게 했다.
이와 더불어 이승기와 배수지의 재회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지난 2013년 MBC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이들은 풋풋하지만 애절한, 사랑에 빠진 두 남녀를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보다 더 탄탄히 다졌던 바.
6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승기와 배수지는 한층 더 성숙해진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첩보액션 대작으로 시청자들과 마주하게 됐다. 이승기는 극중 성룡을 롤 모델로 삼아 액션영화계를 주름잡겠다는 다부진 꿈을 안은 열혈 스턴트맨 차달건 역을, 배수지는 국정원 직원의 신분을 숨기고 주 모로코 한국대사관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는 블랙요원 고해리 역을 맡았다.
이날 공개된 1회 시사에서는 민항 비행기 추락사고 후 생각지 못했던 거대한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이승기, 수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연기를 펼쳐내며 연기자로서 더욱 성장한 면모를 자랑했다. 특히 이승기는 모로코 풍광을 십분 활용한 차량 액션, 옥상 액션 등에서 제임스 본드와 같은 유려한 몸놀림을 자랑했다. 수지는 어색함 없는 스파이 연기로 흥미를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유인식 감독은 "배우 분들이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아주 고난도 액션이나 위험을 감수하는 장면은 스턴트맨들이 했지만, 안전장치가 되어있는 경우에는 본인들이 최대한 소화했다. 특히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차에 매달려 가는 액션도 다 이승기 씨가 직접 했다. 액션스쿨을 다니는 두 사람이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한 덕분이다. 1회에서 공개된 액션뿐만 아니라 와이어 액션, 카체이싱 등 크고 작은 액션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신중을 기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인식 감독은 "저희 드라마는 민간인 첩보 액션 드라마다. 주인공이 고도의 훈련을 받은 국가기관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라 민간인이다. 스턴트맨이라서 첩보액션의 스턴트를 하더라도, 거대한 세계에 들어가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인물이다. 그런 상태에서 실낱같은 단서 하나로 쫓아가는 인물이다. 제임스 본드, 잭 바우어 등의 캐릭터와는 차별화가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야차처럼 쫓아가는 이미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이승기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차이점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화려한 영상미, 다채로운 액션 구성, 속도감 있는 전개, 박진감 넘치는 인물들의 캐릭터성은 1회만으로도 '배가본드'에 압도되게 만들었다. 약 250억원의 거대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컴퓨터그래픽(CG) 등에서 어색함이 없었고 공간 활용도도 뛰어났다. 모로코와 포르투칼을 오가며 약 1년 간의 대장정 끝에 만들어낸 대작이다.
또한 드라마의 포문을 여는 과정에서 등장한 '비행기 추락' 장면이 2014년 벌어진 '세월호 사건'을 연상하게 한다는 의견에 유인식 감독은 "최근의 드라마들은 보통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영감을 받는다. 저희 드라마는 4-5년 전에 구상했다"라며 "여기에 나오는 사건들이 어떠한 사건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킬 수는 있으나 일대일로 대응한다고는 볼 수 없다. 다 섞여 있다. 세월호 뿐만 아니라 여러 가슴 아픈 일들이 있을 테다.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두고 찍지는 않았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모로코,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삼은 계기에 대해서는 "맨 처음에 떠올렸던 건 쿠바였다. 사실 제가 원했던 국가 분위기가 있다. 민간인이 조카의 죽음을 밝히려다 정말 낯선 곳에서 떨어진 느낌을 받았으면 했다. 익숙한 곳이면 곤란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래서 쿠바라는 곳을 알아봤는데 그 때 쿠바에 허리케인이 왔다. 그리고 드라마 '남자친구'가 쿠바를 되게 아름답게 그리지 않았나. 그래서 고민 끝에 더 멀리 가보자 싶어서 모로코로 갔다. 문화권, 언어도 다르고 풍광이 아름답더라.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은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모로코와 왔다갔다할 수 있다. 페리로 3, 40분 정도면 오갈 수 있다. 거리가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두 나라로 낙점을 했다. 알고 보니, 모로코는 분위기도 좋고 환경이 좋아서 '본 얼티메이텀', '인셉션' 등 많은 할리우드 작품들이 촬영을 했더라"라고 설명했다. 이길복 촬영감독은 "한국 드라마도 뒤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서 촬영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장 말미, 유인식 감독은 "'배가본드'에는 첩보액션이기도 하면서 정치 스릴러, 서사 멜로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1부는 미스터리 액션 쪽에 집중됐지만 2부부터는 수지 씨의 활약이 시작된다. 회별로 장르가 현란하게 바뀐다. 음악감독님이 음악의 통일성에 고생하실 정도로 다채롭다. 연출자로서는 이 모든 게 따로 놀지 않도록 애를 많이 썼다"라고 전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승기, 배수지를 비롯해 신성록, 문정희, 백윤식, 문성근, 이경영, 이기영, 김민종, 정만식, 황보라 등이 총출동해 초특급 라인업을 완성한 '배가본드'는 오는 20일 밤 10시 첫 방송되며 넷플릭스에서 동시 공개된다.
[사진 = SBS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