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판소리복서'는 유쾌한 휘모리장단 가락과 배우 엄태구의 매력이 진득하게 느껴지는 영화다.
'판소리복서'는 기존의 단편 '뎀프시롤'을 장편영화로 확장시킨 작품이다. 장편영화의 제목 또한 처음엔 '뎀프시롤'로 알려졌지만 영화의 본질과 성격을 분명히 한 '판소리 복서'라는 제목으로 변경됐다. 전직 프로복서가 다시 복서의 꿈을 꾸고 새롭게 재기하고자 하는 이야기라는 구조는 기존에도 많이 들어왔던 것이지만 여기에 판소리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미해 신선하고 흥겨운 113분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영화를 통해 선보이는 '판소리 복싱'은 우리나라 고유의 장단과 복싱 스텝을 결합시킨 극 중 병구(엄태구)의 필살기다. 극 중 병구의 친구 지연(이설)과 바닷가에서 신명나는 판소리 복싱을 하는 모습은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은 물론, '판소리 복싱이란 이런 것'을 친절히 설명해준다.
10년 전 복서라는 꿈을 잊지 못하고 박관장(김희원)을 찾아와 "다시 복싱을 하고 싶다"라며 쭈뼛거리는 모습과 쉰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배우 엄태구의 연기는 그야말로 생활연기다. 후줄근한 회색 티셔츠에 더벅 머리를 한 비주얼로 체육관 전단지를 곳곳에 붙이고 사람들의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면서도 동물을 사랑하는 병구는 기존의 엄태구가 해왔던 강렬한 캐릭터와는 또 달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요즘 말로 '신박하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오는 '판소리 복싱'은 엄태구의 개성 넘치는 몸 표현력을 제대로 볼 수 있다. 판소리 가락에 맞춰 팔과 다리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데, 관객들은 체육관 링 위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판소리 한 판에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링 아래에서는 그저 소심한 병구이지만 복서로서는 프로 가수 뺨치는 독특한 무대 매너로 시선을 압도하는 장면은 엄태구가 아니라면 상상할 수 없다.
여기에 박관장 역의 김희원, 민지 역의 혜리와의 호흡도 꽤 흥미롭다. 병구를 밀어내는 듯 하면서도 그를 포기하지 않는 박관장과 착한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민지의 직진모드 사랑법은 세대를 막론하고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관람 포인트들이다. 처음부터 시종일관 던지는 대사들과 호흡들은 '판소리 복서' 병구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한다. 극장을 나오면서 병구, 나아가 배우 엄태구에게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오는 10월 9일 개봉 예정.
[사진 = CGV아트하우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