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유선은 KBS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 워킹맘 강미선 역을 맡아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집안일, 육아, 회사 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현실 속 워킹맘들의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를 낳고 처음 복귀했을 때는 너무 불안하더라고요”라고 털어놓은 유선. 대본을 볼 시간적, 정신적 이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했을 터. 이제는 균형이 잡혔고, 스트레스 없이 받아들이게 됐다는 그는 “다 그렇게 살잖아요. 모두가 그렇게 살아요”라며 웃어 보였다. 또 “그럼에도 행복이 채워주는 게 더 많으니 그걸 견뎌낼 수 있는 것 같아요”라며 희생, 배려를 배우고 한 인간으로서도 더욱 성숙해지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결혼을 한, 아이를 낳은 많은 워킹맘들이 유선의 이야기에 공감할 것. 드라마 속 정진수(이원재)의 모습은 또 다른 공감을 자아냈다. 강미선의 남편으로 등장한 정진수는 철부지 매력을 발산하며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흡사 큰아들 같던 모습은 일부 아내들의 동질감을 자극했다.
“이원재 씨가 저보다 한 살 어려요. 누나라고 부르면서 잘 따랐죠. 실제로 미선이가 진수를 확 휘어잡잖아요. 미선이는 다정다감한 와이프가 아니에요. 원재한테 평상시에도 미선이처럼 와일드한 누나 같이 대했어요. 원재한테는 그게 오히려 극 중 상황으로 이어지기 자연스럽고 편안할 것 같아 일부러 터프한 누나처럼 행동했고, 빠른 시간 안에 저를 편안하게 생각해줬어요. 다빈이도 워낙 영리하고 감수성도 풍부한 친구였죠. 셋의 하모니가 중요했어요. 세트 촬영을 하기 전에 셋이 모여 대사 연습을 하고, 먼저 연극 연습을 하듯 맞춰보고, 하모니를 위해 사전 리허설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가족만의 케미가 생긴 것 같아요.”
하지만 흡사 큰아들을 키우는 듯한 모습은 간혹 답답함과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아이가 둘이었던 셈이라는 말에 유선은 “이원재 씨가 항상 중간에 ‘미선이는 저랑 왜 결혼했을까요?’라고 물어봤어요”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자기도 답답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웃은 적이 있는데 ‘착하잖아. 그래도 진수 착하잖아’라고 답했죠. (웃음) 나쁜 짓은 안 해요. 말썽 피우고, 말 안 듣고, 필요할 때 도와주는 남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착하고 순수하죠. 극 중 본인이 이야기도 하잖아요. 그런 취미생활을 할지언정 바람을 피냐 술을 먹고 다니냐고. 진짜 속 썩일 만한 일은 안 해요.”
유선의 실제 남편은 정진수와는 다르다고. 유선은 10년의 열애 끝에 지난 2011년 현재의 남편과 결혼했다.
“미선이를 연기하면서 ‘내가 진짜 행복하구나’ 생각했고 많이 감사했어요. 일을 하는 워킹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남편의 이해와 서포트예요. 그게 없으면 부모님께서 도와주셔도 정말 힘들죠. 둘 중에 한 명은 그 자리를 지켜줘야 아이가 안정감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가정을 온전히 돌보지 못할 때 남편이 그 역할을 해줬어요. 진수 같지 않은 남편이라는 게 굉장히 감사했어요.”
이번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받았다는 점도 유선이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 개인 SNS를 통해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고.
“공감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게 제일 힘이 됐죠. 미선이 직장을 그만두고 나왔을 때 ‘굳이 직장까지 관둬야 하나’라는 의견도 많았어요. 그런데 SNS에 ‘직장을 관둘 수밖에 없는 내 상황이 너무 생각나서 폭풍 오열을 하면서 봤다’, ‘너무 가슴 아프다’는 글을 써주시더라고요. 유사한 경험을 해주신 분들이 오셔서 공감을 표해주시고, 아픔을 느껴주셨어요. 동질감 때문에 눈물을 흘리셨든, 어떤 식으로 눈물을 흘리셨든, 공감의 눈물이 큰 힘이 됐어요.”
유선은 결혼 후 작품을 선택하는데 큰 영향은 없었지만 아이를 낳고 난 후에는 달라졌다며 “아이가 나중에 봤을 때 엄마의 연기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누구한테든 ‘우리 엄마 작품이야’라며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고, 이런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게 된다고.
“주체적인, 멋있는 여성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요. 언젠가부터는 저에게 ‘엄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것 같아요. 물론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그렇게 되기 마련이지만요. ‘엄마’라는 수식어 없이 힘을 발휘하고, 그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멋있는 여성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동경할 만한 역할, 정의로운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사진 = 블레스 이엔티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