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투는 두산과 키움의 공통점은 무엇이 있을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바로 FA 투자에 가장 인색한 구단이라는 것이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최대어' 양의지를 끝내 붙잡지 못했다. 양의지는 4년 총액 125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대우를 받고 NC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이 그동안 붙잡지 못한 팀내 FA 선수만 해도 정수근, 박명환, 홍성흔, 손시헌, 이종욱, 최준석, 김현수, 이원석, 민병헌, 양의지까지 10명에 달한다. 외부 영입 사례도 두 차례가 전부다. 그것도 FA를 선언하고 롯데로 떠났던 홍성흔을 재영입한 것이 첫 번째 사례였고 우승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장원준에게 4년 총액 84억원을 안긴 것이 두 번째이자 마지막이었다.
두산보다 외부 FA 영입에 소극적인 팀은 키움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갔던 이택근에게 4년 총액 50억원을 안기고 돌아오게 한 것이 유일한 사례다. 이전에는 정성훈, 손승락, 유한준이 FA를 선언한 뒤 모두 이적했으며 채태인과 김민성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으로 팀을 떠났다.
지금까지 외부 FA 영입을 가장 많이 한 구단은 삼성, 롯데, 한화로 각각 9명의 외부 영입 사례가 있다. LG도 해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현수의 사례까지 더하면 외부 영입 사례가 9명으로 늘어난다. 이런 사례만 봐도 두산과 키움이 얼마나 FA 시장에 관심이 없었는지 보여준다.
그럼에도 이들은 이제 한국시리즈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만난다. 역시 스카우트와 육성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두산과 키움은 '서울 팜(Farm)'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다. 두산의 선발로테이션을 지킨 이용찬과 이영하는 신인 1차지명으로 뽑은 선수다. 키움도 최원태, 이정후, 안우진을 1차지명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모든 전력을 구성할 수는 없다. 결국 스카우트 농사가 중요하다. 한 예를 들자면 두산은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허경민, 박건우, 정수빈, 유희관을 뽑았고 키움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현희, 박정음, 김규민, 김동준을 건졌다. 이외에도 두산의 신인드래프트 지명 성공 사례로 함덕주, 류지혁, 박세혁 등을 꼽을 수 있고 키움도 김하성, 박동원, 송성문 등을 지명해 큰 재미를 봤다.
무리한 FA 투자보다는 스카우트와 육성에 공을 들인 양팀의 철학은 꾸준히 강팀으로 군림하는 원동력이 됐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라는 별칭을 처음으로 얻은 팀이며 후발 주자로 꼽힌 팀이 바로 키움이다. 여기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외국인선수 영입까지 더하면서 이들은 탄탄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두산과 키움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1~2명의 대형 FA가 기존 전력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는 있어도 팀의 운명을 하루 아침에 바꾸게 하는 존재까지는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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