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이후광 기자] 국가대표로서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예선을 치른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의 주장 신영석이 한국 배구의 미래를 응원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임도헌 감독, 주장 신영석을 비롯해 선수단 전원이 어두운 표정 속 대대한민국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의 격려를 받았다. 아시아 최강 이란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을 치르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올림픽 본선행 진출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순 없었다.
한국은 지난 7일부터 중국 장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에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20년만의 올림픽 본선행을 노렸지만 준결승에서 아쉽게 이란에 발목이 잡혔다. 올림픽 티켓은 대륙예선 우승국에게만 주어진다.
입국장에서 만난 주장 신영석은 “우리 세대는 멈췄지만 한국 남자배구는 전진할 것으로 믿기에 4년 뒤 대표팀을 응원하고 싶다. 우리를 응원해주신 많은 팬들에게 죄송한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대회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이란전 풀세트 승부에 대해선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싸웠고 그에 대해 많은 팬들이 정말 열심히 싸웠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렸다. 정말 너무 아쉽지만 결과는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넘지 못할 벽으로 여겨졌던 이란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뽐냈지만 5세트 막판 2%가 부족했다. 신영석은 “실력 차이, 신장 차이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 어떻게든 선수 대 선수, 나라대 나라로 싸워서 이겨야하는 경기였다. 악조건, 무관심 같은 건 솔직히 핑계다. 우리가 졌기 때문에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1986년생인 신영석에게 이번 아시아대륙예선전은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 도전이었다. 20년 만에 올림픽 본선행을 꿈꿨지만 이제 후배들에게 그 염원을 넘겨야 한다. 신영석은 “남자배구 상황이 많이 열악하고 세계 배구에 많이 뒤처지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지금 선수들만 노력해서 될 게 아니라 많은 배구인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신영석은 구체적으로 “가장 중요한 게 유소년 발굴과 투자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야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데 지금은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다. 걱정이 많이 됐다”며 “지금은 잘 못 느끼겠지만 좀 지나면 많이 느껴질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신영석은 3회 연속 올림픽 티켓을 따낸 여자배구 대표팀을 향한 축하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다음날이 여자배구 결승이라 우리가 실패해도 여자배구는 꼭 올림픽 출전권을 땄으면 했다. 우리가 먼저 승을 따고 그 기운이 여자배구에 전해지길 바랐는데 준결승에서 실패하는 바람에 그 영향이 갈까 걱정을 많이 했다”며 “다행히 여자 선수들이 해냈다. 정말 자랑스럽고 남자배구도 얼른 여자처럼 꼭 올림픽에 출전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신영석. 사진 = FIVB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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