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플래툰을 돌릴 구상을 갖고 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지난달 28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이석환 대표이사 취임식 직후 "포지션 별로 2명씩 플래툰을 돌릴 구상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건전한 경쟁을 통해 팀 스쿼드를 두껍게 하고, 개개인의 잠재력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
허 감독이 작년까지 몸 담았던 키움의 야수진 최대장점이 더블 스쿼드다. 개개인의 부상이나 부진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롯데도 장기적으로 그렇게 돼야 꾸준히 가을야구를 하는 팀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베테랑 전준우의 1루수 겸업에 눈길이 간다. 전준우는 이번 오프시즌에 롯데와 4년 최대 34억원에 계약했다. 계약을 하면서, 1루수 겸직을 받아들였다. 과거 3루수를 시도한 경험이 있는 전준우에겐 완전히 새로운 도전.
전준우는 이 대표이사 취임식 직후 "1루수라는 걸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혼자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의견이 안 맞은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장기적으로, 좋게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선수는 팀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선수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팀에 좋은 방향이 될 수 있게 맞추는 것도 선수의 역할이다. 1루수를 해도 외야수를 그만두는 게 아니다. 병행하면 내게도 좋을 수 있다. 긍정적으로 하면 훨씬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걱정보다 기대가 크다. 전준우는 "고등학교 때까지 유격수를 봤다. 1루는 처음이다. 프로에 오기 전까지 내야수를 했으니 몸에 기억은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이대호 선배에게 물어볼 것이고, 코치님들도 있다. (안)치홍이도 KIA에서 1루수를 했으니 얘기를 들으면 얻는 게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KBO리그는 수준급 좌타자가 즐비하다. 1루 수비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투수, 다른 내야수, 외야수와 연계플레이도 많다. 다만, 외야수에 비해 체력 비축 효과는 누릴 수 있다. 전준우는 "체력 비축은 된다고 들었다. 낯설기 때문에 적응이 관건이다. 체력을 아끼면 타격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밝혔다.
1루수비에 적응하면, 외야수를 겸할 강로한, 고승민 등의 활용폭이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다양한 라인업을 구사할 수 있다. 여기에 전준우가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역시 4년 34억원의 가치는 타격으로 입증해야 한다.
전준우는 "작년에 애버리지가 떨어졌다.(2018년 0.342→2019년 0.301) 정확하게 치려고 한다. 정확하게 치면 홈런도 나올 것이다. 공인구 반발계수가 떨어졌다고 해도 정확하게 치면 넘어갈 타구는 넘어간다"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홈런도 작년보다 많이 치고 싶고(22개), 30개는 넘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리그에서 장타력이 있다고 인정 받을 수 있다. 건강하게 1년을 뛰어야 성적을 낼 수 있다. 부상을 당하지 않으면 풀타임은 충분히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타율 0.342에 33홈런 90타점을 기록한 2018년을 뛰어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전준우는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때보다 더 뛰어나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야 실제로 기록이 올라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훈련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필요한 훈련은 개인적으로 알아서 확실하게 해야 한다. 전준우의 경우, 1루 수비 연습에 충실하되 자신의 타격훈련 루틴도 이어가야 한다.
전준우는 "감독님이 너무 많이 연습을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 체력을 아껴야 치고 올라갈 힘이 생긴다고 했다. 캠프 때 너무 힘을 쏟는 것보다 루틴대로 하되 체력을 비축하면 좋을 것 같다. 주어진 스케줄 대로 하면서 전문적으로 내야 펑고를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준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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