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이재은이 힘든 이야기를 꺼내놨다. 과거 힘들었을 때부터 2020년 계획까지, 솔직히 밝히며 시청자를 먹먹하게 했다.
4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코너 ‘화요초대석’에 배우 이재은이 출연했다.
여전한 동안 외모, 귀여운 모습으로 등장한 이재은은 “이래서 안 된다. 이제 그 귀여운 이미지 좀 벗어나고 싶다”며 “이제 41개다. 우리나라로”라고 나이가 불혹을 넘겼음을 밝혔다.
5세 때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 입상하며 데뷔한 이재은. 그는 “당시 아동복 모델의 최고 브랜드, 고가의 아동 브랜드들은 제가 다 찍었다. 한 시즌에 14개 브랜드를 넘게 찍었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돈을 많이 벌었겠다는 말에 “그랬을 것이다. 지금에서야 생각이 드는 건데, 그때는 개념이 없었고. 그 어린 나이에도 세금이라는 걸, 종합소득세를 냈다”고 답했다. 6~7세 때부터 세금을 냈다고.
하지만 어릴 때부터 가장의 무게를 짊어져야 했다. 그는 “가족 구성원으로 연예인이 있는 사람들이나 저 같은 경우 어렸을 때부터 (가장을) 해왔다. 대부분 가장들이 많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연예인의 가족들은 공인 아닌 공인이 되어야지만 된다. 이재은이라는 사람 때문에 이재은 아빠, 이재은 엄마, 이재은 동생이 된다. 항상 비교 대상이다. 뭘 해도 (가족들이) 인정을 못 받는다”며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컸으니까 이런 걸 이해하지만 그때만 해도 어렸을 때니까 ‘왜 나는 내가 돈을 벌어야 되나’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만 다니고 싶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네가 이걸 안 하면 엄마 아빠가 힘들어져’라고 이야기해서 사실 좀 충격이었다. ‘다른 집은 엄마 아빠가 회사 다니고 난 용돈 받아서 쓰는 건데 왜 내가 이걸 해서 돈을 벌어야 돼?’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중학교 때인가 대화가 될 때쯤 해서 이야기해주더라. 아빠가 사실 아팠다고 한다. 절 낳기 전에 지병이 있는 걸 숨기고 결혼을 했다. 그렇게 큰 병은 아닌데, 결핵을 앓으셨다. 그걸 몰랐는데 알고서 어머니가 당장 다니는 회사 그만두라고 했다. 아버지가 기자 출신이신데, ‘그만두고 나와라 우리 친정 가서 살자. 병을 고쳐야 우리가 나중에 먹고 살 수 있는 거고’라고 하셨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재은의 외가에서 살게 된 이재은의 부모님. 이재은은 “그 사이 제가 태어났다. 그렇게 쉽게 고쳐지는 병은 아니니까 공백이 있었다. 제가 우연찮게 광고도 하고 드라마도 하면서 수입이 생겼다. 그러니까 엄마가 이걸로 생활을 하셨다. 아빠 같은 경우는 기자 출신에 가부장적이지 얼마나 자존심이 세냐. 그런 사람이 처가 생활을 하고. 얼마나 쌓인 게 많았겠나. 게다가 딸이 유명해져서 자기가 뭘 하질 못했다. 아빠가 무능력한 사람이라고만 인식하고 자랐었는데 그게 아니더라”라며 “어린 나이부터 감당하기 힘들었던 가장 아닌 가장이 되어야만 했었기 때문에 그게 좀 힘들었다. (자신 뿐 아니라) 다 힘들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일찍 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재은은 지난 2006년 결혼, 11년 만인 2017년 이혼한 바 있다.
그는 “한창 예쁠 때 갔다. 아빠 지병도 많이 나으셨고”라며 “연예인 가족들은 공인 아닌 공인이라고 이야기했지 않았나. 그걸 인식하지 못했다. ‘나만 힘들고, 나만 돈을 벌고 있고, 언제나 쳇바퀴처럼 집 걱정을 해가며 이렇게 살아야 돼?’ 생각됐다. 차라리 독립을 하든지 결혼을 하든지 나만의 뭔가를 하고 싶었다. 내가 저축을 하더라도 내가 적금을 부어 하나하나 쌓고 이룩하고 그런 게 있는데 집에선 그게 안 됐다. 그러다 보니 집을 벗어나고 싶었다”는 이재은은 집안의 가장 아닌 가장이었던 만큼 “엄마 아빠를 살게는 해줘야 되니까 열심히 일해서 엄마 아버지 사실 집을 조그맣게 마련해드렸다. ‘나는 짐을 좀 내려놓고 싶어, 너무 무거워, 힘들어. 내 가정을 이루면서 내 식구 보듬으면서 살아볼 테야’ 이러면서 결혼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재은은 이혼이 언급되자 “제가 나름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나는 엄마처럼 안 살아’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는데 현실이 되니까 그게 아니더라. 노래가사에도 있지 않나. 님이 돼서 만났는데 도로 남이 되지 않았나. 다른 사람이 만나 합쳐져서 같이 나아가려면 양보도 필요하고 뭔가 있을 거 아니냐. 그런 걸 조율 못 한 것도 있고, 이상향이 너무 틀렸다. 그런데서 부딪히고 이러다 보니 제가 혼자 고립이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 같은 경우 이 무게를 내려놓고 난 연예인이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고 싶어서, 전업주부이고 싶어서 결혼했는데 그 모든 것들이 큰소리치고 결혼했던 결혼생활이 제가 생각한 대로 이뤄지지 않으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 사람들한테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 큰 소리 치고 나왔는데 ‘나 실패했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일을 많이 쉬었기 때문에 뭐부터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라며 “워낙 오랫동안 방송 생활을 하지 않았나. ‘평범해지고 싶어’라고 해서 평범해지지 않더라. 어딜 가도 시선이 따라다닌다. 행복한데 그때 당시에는 되게 싫었다. 뭘 해도 시선이 집중되고, 평범하게 해도 뒤에서 다른 말을 하니까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기가 싫었다. 마음의 병이 많이 왔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런 이재은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가 많이 속상해했다고. 게다가 이재은의 아버지까지 결혼한지 한 두 달 만에 담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에게 속 이야기를 해본 적이 있냐고 묻자 이재은은 “딱 한 번”이라며 “7년 동안 말을 안 했다. 7~8년 정도를 말도 안 하고 연락도 안 했다. 저는 저대로 고립돼서 우울증 아닌 우울증 같은 느낌으로, 대인기피증 같은 것도 생기고. 3년 동안 집 밖을 안 나갔다. 그러면서도 엄마한테는 전화하기 싫었다. 바보같이 그때라도 전화했어야 되는데 어차피 엄마도 힘들어하고 아파만 할 텐데 내가 전화해서 ‘나 힘들어. 아파’하면 엄마가 당장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엄마한테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라고 답했다.
어머니에게 전화할 용기가 없었다는 그는 “그래서 방황을 좀 했다. 하다 보니 살도 찌고. 안 되겠더라. 어느 날 보니 내 모습이 아니더라. ‘이렇게 사는 건 살아있는 게 아니다’, ‘나 왜 살아? 살 이유가 없는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어서 엄마한테 새벽에 울면서 이야기를 했다. ‘나 너무 힘든데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옛날처럼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날 찾고 다시 예전처럼 이재은이다라는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했더니 ‘바보야 왜 못하냐 엄마도 이 나이에 일하면서 돈 벌고 살 수 있는데 너 이재은인데 왜 못해? 엄마 딸인데 왜 못해?’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막연하게 용기라기보다는 ‘엄마가 할 수 있댔어. 나를 믿어주는 사람, 내가 아무리 못 돼도 전적으로 믿어주는 사람이 있어. 나 혼자가 아니야’ 이런 느낌이 들었다. 진짜 그 전에는 강아지들이 제 전부였다. 그게 그리웠던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재은은 2020년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2020년에는 그래도 저한테 가장 바라는 모습이 연기하는 모습일 것 같다. 연기하는 모습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여러 가지 무대에서라든지, 드라마에서 여러분들 많이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0년에는 이재은의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그의 앞날을 응원하게 했다.
[사진 = KBS 1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