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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77억의 사랑'에서 결혼 문화를 주제로 세계 각국의 청춘들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24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77억의 사랑'에서는 세계 각국의 결혼 문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출연진은 한국의 결혼식 문화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한국식으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라는 물음에 전원 "NO"를 외쳤다.
그 이유로 미국 출신 조셉은 "부모님과 같이 한국 결혼식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부모님이 '결혼식장 아니고 공장 같다'고 놀라시더라"라고 지적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노 역시 "결혼 문화가 되게 사업적이라고 생각했다. 친구가 직장 상사의 자녀 결혼식에 간다고 한 적이 있는데, 서로 초면이라더라. 너무 의미 없지 않나"라고 공감했다.
중국의 장역문은 "한국에서 제일 이해 안 가는 게 오후 2~3시에 결혼식을 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은 식사시간에 맞춰서 하는데 애매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로즈는 "하객들이 뭔가 음식을 평가하는 사람들 같았다. 신랑-신부가 앞에 있는데 음식 얘기만 하더라.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라는 복잡한 과정을 겪는 것도 결혼식의 설렘을 깨트리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독일의 타베아 또한 "결혼식도 안 보고 바로 밥을 먹으러 가는 분들도 있더라"라고 꼬집었다.
영국의 안코드는 "제가 한국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기도 하는데, '절대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첫 줄에 앉은 가족-친지분들만 결혼식에 집중하고 바로 그 뒷줄부터는 전부 딴짓을 하고 있더라"라고 얘기했다.
이에 게스트 김원효는 "이런 반응일지는 몰랐다"라며 "제가 지금까지 총 989회 결혼식 사회를 진행했는데, 문제점은 주례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주례 선생님을 돈 주고 섭외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식이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주례 선생님께서 앞전의 신랑-신부 이름을 언급하는 실수를 하시기도 하더라"라고 말했다.
MC 신동엽은 "여러분이 보신 게 우리의 전통 혼례는 아니다. 서양 문화와 결합되어 있어서 그렇다"라고 바로잡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노(NO) 웨딩'을 외치는 이들도 대다수였다. 안코드는 "결혼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보여주기식 결혼식을 왜 해야 하나? 저도 파티 형식은 하고 싶지만, 광고는 하고 싶지 않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출신 안젤리나도 '노 웨딩'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결혼식 비용으로 여행을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그 돈으로 더 좋은 경험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장역문은 "중국의 부모님들도 체면을 중요시 한다. 그래서 화려한 결혼식을 선호하고 부담스럽게 크게 하니까, 젊은층이 피곤해해서 바뀌는 추세다. 저도 부모님이 지인 결혼식장에 가면 영상 통화로 잔소리를 하셔서 '노 웨딩'이 좋을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MC 유인나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저는 아이유 때문에 결혼을 못 할 것 같다"라며 절친한 동생인 아이유와의 유쾌한 에피소드를 꺼냈다.
그는 "아이유가 결혼하지 말자고 하면 저는 '그래, 하지 말자'고 답한다. 그러다 또 시간이 지나면 아이유가 '결혼은 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한다. 그러면 저는 '그래, 하자' 답하는 거다. 어릴 때는 그 마음이 자꾸 바뀌지 않나"라고 웃어 보였다.
이내 유인나는 "그 친구는 모르겠지만, 저는 좋은 사람이 있으면 (결혼을) 할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몰웨딩을 꿈꾸고, 콜롬비아 결혼 문화처럼 춤추면서 놀고 싶다. 만약 상대 남자가 '노 웨딩'을 하자고 하면 설득을 해서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결혼식을 치른다는 게 함께 '큰 산을 넘었다'라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날의 긴장감, 우리의 설렘, 눈빛을 주고받고 결혼식이 끝난 그날 밤도 있지 않나. 진짜 힘들었던 그날, 드레스와 신발을 다 벗어던지고 서로 어땠는지 얘기를 나눌 때, 너무 행복할 것 같다. 비로소 부부로서 유대감이 생길 것 같아서 결혼식을 하고 싶은 거다"라고 밝혔다.
게스트 심진화 또한 유인나와 같은 마음이었다. 그는 "결혼식을 하는 게, 한 번이길 바라고 그렇게 생각해서 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보면 우리 부부를 위해 기념하고 파티할 수 있는 유일한 하루라서 (결혼식을) 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남편 김원효 역시 "나 개인만 보면 안 된다. 나의 부모님, 가족, 친구도 있지 않나. 결혼은 개인과 개인과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두 집안의 만남이라고 생각하기에 (결혼식을) 파티, 축제라고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자신들의 결혼식을 회상했다. 김원효는 "한국의 결혼식 평균 비용이 2,400만 원인데 저희는 결혼할 당시에 돈이 없던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최소로 했다. 절반 가격인 1,200만 원 정도 들었고, 영화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심진화는 "제 꿈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스토리를 만들고, 그 마지막 장면이 우리의 결혼식이 되는 그런 계획이었다. 김원효한테 말했더니 CGV 높은 분에게 매일 전화해서 결국 예약했더라"라고 밝혔다.
다른 나라의 결혼식 비용은 어떨까. 일본 출신 미즈키는 "일본의 평균 결혼식 비용은 3,000만 원"이라며 "이중 1,200만 원 정도를 요리에 쓴다. 보통 결혼식 하객이 5~60명 정도니까, 한 명당 식사비가 20만 원상당 드는 거다"라고 말했다.
반변 핀란드는 결혼식 비용이 1,000만 원 이하라고. 핀란드 출신 줄리아는 "핀란드는 600만 원이 평균이다.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음식의 재료비"라며 "신부와 신랑의 가족이 직접 요리를 준비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색적인 결혼식 문화도 전했다. 줄리아는 "핀란드엔 '브라이덜 사우나'가 있다. 신부의 친구들이 밀가루랑 소금으로 신부를 씻겨준다. 밀가루는 깨끗함, 소금은 소독을 의미한다. 과거를 잊고 새 출발 하자는 뜻이다. 친구들이 씻겨줄 때 신부는 전 남자친구들의 이름을 꼭 불러야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셉은 "미국에선 신랑이 신부 다리에 착용한 밴드를 입으로 물어 벗기는 문화가 있다. 우리가 하나가 됐다는 뜻"이라며 "이걸 벗겨서 친구들한테 던지는데, 너희도 이런 진정한 사랑을 해봐라라는 의미다"라고 전했다.
모로코 출신 우메이마는 "모로코에선 결혼식 아주 중요해서 길게 열린다. 과거엔 7일 동안이나 진행됐는데, 요즘에는 줄이고 줄여 3일 동안만 한다"라며 "신부가 입장할 때는 6명이 운반하는 아마리아(모로코 가마)를 타고 입장한다. 신부가 중요한 사람이라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거다"라고 밝혔다.
[사진 = JTBC '77억의 사랑'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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