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유니폼을 입고 극적으로 현역 연장에 성공한 정상호(38)가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상호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귀국 후 첫 공식 훈련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두산의 일원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LG와의 FA 계약(4년 32억원)이 끝난 지난해 11월 방출의 아픔을 겪은 정상호는 올해 1월 23일 연봉 7천만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SK 배터리코치 시절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김태형 감독이 직접 나서 영입을 추진했다.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각오로 임한 스프링캠프는 기대 이상이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함께 알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전과 자체 청백전에서 호쾌한 스윙으로 홈런을 쳤다. 일본 미야자키서 만난 김 감독은 “수비하라고 데려왔더니 공격을 하고 있다”며 껄껄 웃었다.
정상호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빠른 감이 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두산에 왔다. 그렇기에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다. 자꾸 보여줘야 나도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어 열심히 했다”고 연습경기 활약 비결을 전했다.
김 감독은 정상호의 풍부한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1군 통산 1108경기, 포스트시즌 46경기를 치렀던 노하우를 두산 어린 포수들에게 전수하길 기대한다.
김 감독은 “LG에서 부상이 많았지만 경기 출전보다 젊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경험을 무시하지 못한다. 박세혁, 이흥련이 피로할 때 나와서 역할을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정상호 역시 경험을 무기 삼아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번 호주 스프링캠프서 루키 포수 장규빈을 전담 지도하는 역할을 맡았고, 지난해 처음으로 주전 포수가 된 박세혁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상호는 “(박)세혁이가 경기 중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물어보면 내 경험을 이야기해준다. 수싸움 같은 부분도 조언을 해준다”며 “장규빈을 지도할 때는 프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지금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부럽다”고 말하며 웃었다.
또한 “경험이 많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실패를 많이 해봤다는 것이다. 올해 이런 부분을 살린다면 더 나은 상황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상호에게 끝으로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는 “그저 최선을 다해 두산의 2연패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팀 우승을 기원했다.
[정상호.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두산베어스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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