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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나를 내려놓자. 기존의 정다빈은 없는 사람이다. 서민희로 살아보자."
배우 정다빈(20)은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을 통해 연기 인생에 아주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동안 '아이스크림 소녀'로 대중에 처음 알려진 뒤, 줄곧 선하고 발랄한 캐릭터로 자신의 캐릭터를 차곡차곡 쌓아왔던 정다빈은 '인간수업'에서 조건만남을 저지르는 비행 청소년 서민희를 맡아 그야말로 대중에 엄청난 규모의 충격을 안긴 것이다.
정다빈은 11일 취재진과 가진 '인간수업' 화상인터뷰에서 "민희와 저는 정말 다른 인물이다"며 평소의 수줍은 얼굴로 부끄럽게 미소 지었다.
"말투부터 고쳤어요. 제가 욕을 정말 못해서요. 오디션 때 욕만 써져 있는 대본을 받고 '어떡하지? 내 것이 아닌가' 했는데 믿고 맡겨주셔서 하루 종일 욕을 했어요. 친구들한테도 많이 배웠어요. 그동안 10대들의 언어를 잘 사용해보지 않았거든요. 애드리브도 하고, 저도 이 드라마를 하면서 배웠어요."
성인이 되고 첫 주연 작품이었다. "부담감도 컸다"고 털어놓은 정다빈은 특히 청소년 성매매를 다룬 '인간수업'의 대본을 받아들었을 때에는 "당황스럽고 충격적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부담감도 있었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인간수업'을 통해 방송을 보는 분들께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컸거든요."
민감한 소재인 만큼 정다빈이 촬영 내내 유념한 건 "미화시키려고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서민희가 미성년자로서 성매매 범죄를 저지르지만, 정다빈은 서민희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은 이해하려고 했지만 캐릭터는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 신 한 신마다 감독님과 모든 스태프 분들, 선배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고 많이 기다려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민희라는 아이를 연기하면서 '절대 미화시키지 말자', '절대 사람들에게 옹호되게끔 만들지 말자'는 게 마음 속에 있었어요. 그래서 '이 아이가 어떤 감정일 거야'라고 생각했다기보다 그 상황에 충실하려고 했어요."
'인간수업'의 주역이지만 정다빈 스스로도 "이런 일이 과연 현실에 있을까 생각이 들면서 무섭기도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간수업'의 핵심은 "모든 사람들은 죄를 지었을 때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간수업'을 본 시청자들이 최근 사회를 경악시킨 'N번방 사건'을 연상하기도 했는데, 정다빈은 이를 직접 언급하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N번방 사건'이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저도 정말 경악했어요. 저희 드라마는 1년 전에 찍고 지금 나온 건데, 'N번방 사건'이 지금 이 시기에 터져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N번방 사건'이)가라앉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25만 명 중 50명 정도만 잡혔다고 들었어요. 저희 드라마가 발화점이 되어서 ('N번방 사건'에)더 관심을 갖게 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어떻게 내가 관심을 주면 이런 문제로 발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정다빈은 민희나 다른 주인공 오지수(김동희), 배규리(박주현)의 최후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열린 결말인 점에도 확고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들의 최후를)단정지을 순 없고, '이렇게 됐을 거다'라는 생각은 안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분명히, 죗값을 치르고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아이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혹은 '민희는 괜찮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자신이 했던 행동들에 대해선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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