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손혁 감독의 지론 "코치는 감독에게 반박해야 하는 자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어쨌든 1위에 있어서 기분은 좋네요.” 손혁 감독이 시즌 초반 키움의 행보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손혁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를 갖는다.

손혁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키움은 2020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지난 12일 삼성을 3-2로 꺾으며 4연승,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홈에서 열린 4경기는 모두 이겼다.

손혁 감독은 “감독은 처음이라 잘되고 있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1위에 있어서 기분은 좋다. 어려운 경기나 1점차 승리를 하다 보면 팀은 더 건강하고,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느 팀이나 좋을 때는 똑같다. 분명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 좋을 때가 올 텐데, 그때에 대비해 차근차근 준비는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혁 감독은 그간 투수코치로 지도력을 인정받아 키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제는 감독에게 건의하는 게 아닌, 코치들의 의견을 받은 후 결정하는 위치다.

타자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것과 투수 교체 가운데 더 어려운 선택은 무엇일까. “둘 다 어려운데 투수 교체가 더 어렵다”라고 운을 뗀 손혁 감독은 “투수를 내보낼 땐 확률이라는 게 있고, 분명 맞는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는데도 실패할 때가 있다. 트레이 힐만, 염경엽 감독님을 모실 때는 (교체 시)보통 2명의 투수를 말씀드렸다. 이 가운데 감독님이 최종 결정을 하셨는데, 지금은 내가 결정을 내리는 자리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투수코치는 항상 불안해야 한다. 전 이닝에 미리 고민을 해둬야 다음 이닝 때 교체할 투수를 내보낼 수 있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손혁 감독은 더불어 코치들과 건설적인 토론을 주고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혁 감독은 “나이트 코치뿐만 아니라 모든 코치들에게 ‘나에게 반박 안 하고 있을 거면 (야구장)안 나와야 된다’라고 얘기한다. 나는 다행히 다른 사람의 얘기를 잘 듣는 편이다. 물론 최종 결정은 내가 하지만, 코치는 감독이 얘기하는 것에 반박하고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얘기해야 한다. 코치라도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시도해보지 않으면 그게 성공인지, 실패인지 알 수 없다. 실패해서 진다면 다음부터 안 하면 된다. 그 시도 자체를 안 하면 1년 내내 찝찝하다”라고 말했다.

손혁 감독은 또한 “코치들에게 언제든 와서 얘기해달라고 한다. 나는 계속 말로 싸우는 걸 좋아한다. 결국 우리 팀 잘 되자고 하는 일이다. 벤치가 긍정적이어야 선수도 긍정적일 수 있다. 나는 다행히 좋은 코치들을 만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손혁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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