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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연극 '렁스(LUNGS)'가 '좋은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으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최근 한국 초연의 막을 올린 '렁스'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전막시연과 질의응답, 포토타임으로 이뤄졌다.
'연극열전'의 여덟 번째 시리즈인 '렁스'는 사회 문제에 대해 꾸준한 목소리를 내는 영국 출신 작가 던컨 맥밀란(Duncan Macmillan)의 대표작. 지난 2011년 미국 워싱턴을 시작으로 영국, 캐나다, 스위스, 벨기에, 필리핀, 홍콩 등 전 세계에서 공연됐다.
매사에 진지하게 고뇌하며 '좋은 의도'를 갖고 행동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커플이 평생 동안 사랑, 출산, 미래 나아가 지구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는 2인극이다. 생명이 탄생하는 축복의 순간에도 그 선택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는 두 사람은 결국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배우 김동완, 이동하, 성두섭은 '좋은 사람'이라고 믿어왔지만, 이해와 위로에 서툴러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상대를 인정하게되는 '남자', 배우 이진희와 곽선영은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매순간 갈등과 맞서며 성장하는 '여자'를 맡았다.
올해 뮤지컬 데뷔 10주년을 맞은 김동완은 '렁스'를 통해 연극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는 뮤지컬 '헤드윅'(2011)을 시작으로 '벽을 뚫는 남자'(2013~2014), '에드거 앨런 포'(2016), '시라노'(2017), '젠틀맨스 가이드'(2018)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김동완은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었다. 좋은 작품을 하게돼서 영광이다. 왜 많은 선배들이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도 끝까지 무대를 놓지 않는지를 알 것 같다"고 연극 데뷔 소감을 전했다.
박소영 연출은 "남녀가 좋은 사람이 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둘 다 모순적인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상적인 인물이 아니었다"라고 입을 뗐다.
또 "온전히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리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모순적인 부분조차 우리와 많이 닮아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미화하거나 옹호하지 말고 그 자체로 무대에 올리자 생각했다. 관객들이 자기와 닮은 부분을 찾고 위로를 받았으면 했다"고 전했다.
'렁스'로 두 번째 연극 도전에 나선 곽선영은 "연극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연이 닿지 않았던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같이 작업해서 너무 신나고 재밌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으니 남은 공연도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여자 배우는 대사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습하는 내내 수정이 반복됐다. 어떻게하면 온전히 전달될까 하는 생각에 수정이 거듭됐지만 다들 열심히 해서 결국은 외워지더라. 진희 씨와 저는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외웠다. 무사히 첫 공연을 잘 올렸다"고 덧붙였다.
이진희는 '좋은 사람'을 두고 "공연을 보면 좋은 사람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연습을 하면서 2주에 한 번씩 좋은 사람에 대한 질문을 주셨다. 시험을 보는 것 같았다. 지금도 무대 위에 있는 남녀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기엔 모순덩어리지만, 꼭 무대 위 캐릭터가 완벽한 인물이 아니어도 좋은 사람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동하는 "두 사람이 극단적으로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데 공감이 되기도 하고 결국에는 다 이해하고 둘뿐인 상황이 인생의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 부분이 제일 공감되고 흥미로웠다"고 '렁스'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2005), '해를 품은 달'(2013), '오! 캐롤'(2016~2017) 등 굵직한 작품으로 입지를 다진 성두섭은 "우리도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이고 싶은데 행동은 모순적이라는 것이 공감됐다. 대본에 지문이 없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한편 연극 '렁스'는 오는 7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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