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KIA에서 재기를 꿈꾸는 우완 파이어볼러 홍상삼이 값진 첫 홀드로 팀의 연패 탈출에 공헌했다.
홍상삼은 지난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4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5구 호투로 시즌 첫 홀드를 신고했다. 두산 시절이었던 2016년 9월 6일 사직 롯데전 이후 무려 1372일 만에 따낸 값진 홀드였다.
경기 후 만난 홍상삼은 “어떻게 던지고 내려왔는지 잘 모르겠다”고 웃으며 “떨리는 상태에서 던졌다. 점수 차가 근소해 더 긴장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3-1로 앞선 6회말 선발 양현종의 뒤를 이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6회 박경수의 2루타와 폭투로 2사 3루에 몰렸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위력투를 뽐냈고, 7회 배정대-심우준-조용호를 만나 깔끔한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투구수는 25개. 최고 구속 147km의 직구와 함께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특히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했다.
홍상삼은 “공격적인 타자들이 많았다. 비슷한 공이면 다 쳐줬다”며 “차라리 점수를 주더라도 빨리 승부를 하려고 했다. 다행히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에 많이 들어가면서 승부가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홍상삼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12년 동안 몸담았던 두산에서 방출됐다. 2019년 9승 6패 평균자책점 5.23, 2012년 22홀드 평균자책점 1.93 등 영광의 시절도 있었지만 고질적인 제구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무적 신분이 된 홍상삼에게 손을 내민 건 KIA였다. 홍상삼은 지난해 12월 1일 KIA 유니폼을 입고 재기를 다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야구를 향한 열정이 뜨거웠던 겨울과 봄이었다. 서재응 투수코치는 스프링캠프서 홍상삼의 안정된 제구와 밸런스에 연일 엄지를 치켜세웠다. 퓨처스리그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지난 2일 마침내 1군에 올라와 4경기 만에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초심으로 돌아가 공을 던지고 있는 홍상삼이다. 그는 “등판 때마다 긴장이 된다. 투구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데 아무래도 새 팀에 와서 그런 것 같다”며 “2군에서 잘하고 있으면 언젠가 불러주실 것으로 믿었다. 2군에서 크게 뭘 한 건 없다. 다행히 감독님이 믿음을 갖고 기용해주시고 있다”고 전했다.
선발 경쟁 탈락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홍상삼 역시 유력한 5선발 후보였지만 임기영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1군에서 내 공을 던질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했다. 불펜, 선발 등 보직은 전혀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전날 최고의 투구에도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컨디션도 아직 다 올라오지 않았다. 홍상삼은 “현재 7~80% 정도 컨디션인 것 같다. 구속도 더 나올 수 있다”며 “이제 4경기에 나섰을 뿐이다. 긴장감이 가라앉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 자주 경기에 나가면 가벼운 긴장감으로 바뀔 것 같다”고 내다봤다.
홍상삼은 끝으로 4년만의 홀드를 가능하게 해준 서재응 투수코치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코치님이 중심을 유지하면서 빨리 승부하라는 조언을 해주신다. 결과가 나올 수 있게끔 도와주신다”며 “분위기도 재미있게 만들어주시는 좋은 코치님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홍상삼.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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