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좀 더 기회를 주려고 한다."
키움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의 6월 복귀는 무산됐다. 5월 말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할 때 6월 중순에는 돌아올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브리검은 지난주에 공을 잡았다. 손혁 감독은 21일 고척 SK전을 앞두고 7월 10일 이후 복귀 시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감독은 우완 조영건(21)의 성장을 믿고, 투자하기로 했다. 16일 고척 롯데전을 앞두고 "좀 더 기회를 주려고 한다. 승을 거둔 날도 있었고, 일찍 내려온 날도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라고 했다.
조영건은 백송고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입단했다. 작년에는 1군에서 1경기에 등판했다. 올해가 실질적인 데뷔 시즌이다. 5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4.70. 퀄리티스타트는 한 차례도 없었다. 아직 안정적인 카드는 아니다. 140km대 중반의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주요 구종이다. 키킹 동작이 큰 게 특징이다.
손 감독은 조영건에게 브리검이 돌아올 7월 초~중순까지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게 할 계획이다. 앞으로 최소 3~4차례 더 등판할 듯하다. 앞으로의 등판 내용에 따라 브리검이 돌아와도 1군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손 감독은 "브리검의 상태가 좋고, 마운드에 여유가 있으면 2군에서 한, 두 번 던지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좋다"라면서도 "지금 투구내용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윤정현과 같이 롱릴리프로 활용할 수도 있다. 미래에 충분히 선발투수를 할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브리검 케이스처럼 선발진에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올 시즌은 잦은 더블헤더도 불가피하다. 손 감독은 브리검이 빠진 상황을 또 다른 기회로 활용한다. 조영건에게 충분히 기회를 줘서 올 시즌은 물론, 미래까지 내다본다.
현 시점에서 조영건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일단 경기를 운영하는 요령을 체득하는 게 중요하다. 아직 1군 타자들을 완벽히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손 감독은 조영건이 좋지 않았던 경기를 돌아보며 "경험이 많은 선수라면 위기를 넘어가는 방법을 알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손 감독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도망가야 할 때 혹은 붙어야 할 때를 잘 모를 수 있다"라고 했다. 얻어맞아보고, 호투도 해보고, 투수코치와 포수들의 조언도 들어가면서 스스로 깨달아야 할 부분이다.
투구 자세도 교정 중이다. 손 감독은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노력한다. 계속 기회를 주려고 한다.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라면서 "투구준비동작(투구판을 밟고 서 있는 자세)을 교정하고 있다. 그게 좀 더 편해지면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디딤발(조영건의 경우 오른발)이다. 손 감독은 "다리를 떨어뜨렸다가 다시 디디면서 던지는데, 제 자리에 떨어지면 괜찮은데 다시 디딜 때 조금 움직였다. 지금은 다시 붙여놓고(같은 위치를 디딘다는 의미) 던지고 있다"라고 했다. 디딤발의 위치가 미묘하게 흔들리면서, 반대 발 역시 내딛는 위치가 어긋났다. 투구밸런스 악화로 이어졌다. 손 감독은 "작년(퓨처스)에 1회에 실점이 많았는데, 1회는 공에 힘이 있어서 버텼다"라고 돌아봤다.
이 정도의 작업은 2군에서 하는 게 맞다. 그러나 브리검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당장의 마운드 사정상 1군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조영건보다 나은 플랜B도 없다고 봤다. 그리고 조영건의 습득능력이 빠르다는 게 손 감독 설명이다. "본인이 생각하면서 던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은 선수"라고 했다.
다만, 손 감독은 "왜 이걸 캠프 때 못 봤을까. 선수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라고 했다. 좀 더 일찍 발견했다면 코치들에게 지시해 시즌 개막 전에 교정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다.
[조영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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