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투타조화가 이렇게 힘들었을까. SK 와이번스가 모처럼 투타 조화 속에 승수를 챙겼다. 특히 배테랑들의 결정적 활약을 앞세워 병원에 입원한 염경엽에게 값진 1승을 선물했다.
SK는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더블헤더 2차전서 7-0으로 이겼다. 8연패를 끊었다. 이미 더블헤더 1차전을 내줬고, 2차전마저 내줬다면 시즌 두 번째 10연패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치욕만은 막아야 했다. 더구나 2차전 2회초 수비 직후 염경엽 감독이 쓰러졌다. 맞은편 덕아웃의 두산 김태형 감독마저 급히 달려올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다. SK 관계자에 따르면 염 감독은 수면 및 식사 부족, 극심한 스트레스로 심신이 매우 쇠약한 상태다. 간단한 병원검진을 받았고, 입원했다.
SK로선 염 감독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역시 위기서는 베테랑들이 해줘야 한다. 최정이 1-0으로 앞선 3회초 이영하에게 승기를 잡는 투런포를 터트렸다. 영양가 만점의 한 방이었다.
수비에선 김강민이 돋보였다. 많은 나이에도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비 범위를 지녔다. 3-0으로 앞선 6회 1사 1,2루 위기. 이날 잘 던지던 선발투수 문승원의 최대위기였다. 허경민이 문승원의 초구 커브를 공략해 우중간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이때 김강민이 엄청난 속도로 이동, 벤트레그 슬라이딩을 하며 타구를 걷어냈다. 김강민은 3안타를 날리며 공격에서도 맹활약했다.
행운도 따랐다. 6회말 무사 1루서 김성현이 풀카운트서 삼진을 당했다. 2루에 스타트한 1루 주자 최준우는 아웃되는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두산 포수 박세혁의 2루 송구가 2루를 맞고 외야로 느리게 굴렀고, 그 사이 최준우가 3루에 들어갔다. 포수 송구실책. 이후 2사 만루서 제이미 로맥의 2타점 좌전적시타가 나오면서 승부를 갈랐다.
선발투수 문승원이 두산 타선을 잠재웠고, 간판타자의 결정적 한 방과 위기서 베테랑 수비수의 호수비 하나. 추가점에는 행운까지 곁들여졌다. 모처럼 투타조화가 되는 경기였다. SK가 그렇게 시즌 두 번째 10연패라는 지옥문턱을 두 걸음 앞두고 벗어났다.
염경엽 감독도 이런 경기를 많이 하려고 준비했다. 그러나 타격 저조, 불펜 난조, 부상자 속출로 속이 까맣게 탔다. 공교롭게도 염 감독이 부재하자 깔끔한 경기가 나왔다. SK 선수들이 염 감독에게 1승을 선물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제 이런 경기를 더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
[최정(위), 김강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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