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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강철비2'가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의 호연과 한국영화 최초 잠수함 액션 등 다양한 볼거리로 올여름 극장가 장악을 예고했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선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과 배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등 출연진이 참석했다.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 영화다. 지난 2017년 개봉해 445만 관객을 동원한 '강철비'의 후속작으로 일찌감치 큰 관심을 이끌었던 바.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라는 문제의식을 공유, 북한 내 정변 발생과 이로 인한 전쟁 위기라는 출발점은 전편과 같지만 스토리는 이어지지 않는다. '강철비2'는 전편을 상호보완해 중국이 패권국가로 급부상하면서 심화된 미-중 갈등과 일본의 견제 등 복잡한 지형 속 한가운데에 휘말린 한반도라는 확장된 시야, 그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한반도의 평화 문제에 대한 결정권이 완전히 남과 북의 손에 맡겨져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판타지에서 시작해서 리얼리티로 나아간 변화구 '강철비'였다면, '강철비2'는 리얼리티에서 시작해 평화로 가는 길을 드라마틱하게 따라가는 돌직구다.
이에 따라 전편의 북 최정예요원 역의 정우성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남의 외교안보수석을 연기했던 곽도원이 북의 쿠데타 주동자인 호위총국장으로 진영이 바뀌었다는 점도 새로운 볼거리다. 하지만 남북의 당사자들이 진영을 바꿔 다른 해법을 모색해 본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의 운명은 남과 북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문제의식은 연장선에 있다는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천만 영화 '변호인'(2013), '강철비'에 이어 동시대성을 가진 쉽지 않은 소재에서 극적인 재미를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러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강철비' 시리즈는 그가 직접 작가로서 쓴 웹툰 '스틸레인'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며, '강철비2'는 '정상회담: 스틸레인3'에 해당한다.
'강철비2'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로 더 커진 스케일과 잠수함전의 장르적 재미, 개성과 매력을 겸비한 캐릭터들의 각축장, 또한 정우성·곽도원·유연석 그리고 앵거스 맥페이든 등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함께, 좁은 북 핵잠수함 안에서의 대결과 화해, 충돌과 갈등을 오가는 진짜 정상회담의 민낯을 선사한다. 게다가 한국영화 최초의 실감나는 잠수함 액션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안길 전망.
양우석 감독은 계속해서 한반도를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해 "개인적인 각오이긴 한데 '변호인'으로 우연치 않게 연출을 시작한 뒤 그 이후에 '한국 영화계에서 과연 내가 어떤 포지션을 잡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세상에 필요한 쪽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그러던 중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인 대북, 북핵 문제, 우리를 둘러싼 신 냉전체제라고 해야 할까, 갈등 등 이 문제를 시뮬레이션을 해서 보여드리는 게 도리가 아닐까 싶어 웹툰 그리고 영화 '강철비' 시리즈를 만들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강철비' 시리즈는 한반도가 갈 수 있는 길, 그 시뮬레이션을 보여드린 것"이라며 "'강철비2'는 한반도가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전편의 상호보완적인 속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개봉 전부터 '강철비' 시리즈에 대한 약간의 오해, 논란은 징크스이자 숙명인 것 같다.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나면 생각이 많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정우성은 극 중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할을 맡았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냉전의 섬이 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인물. 어렵게 성사된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북한 핵잠수함에 감금된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어깨에 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북 위원장 조선사(유연석)과 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 사이에서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강단 있게 중재하며 임박한 전쟁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정우성은 대통령으로서의 냉철한 이성과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고 딸에게는 용돈을 빼앗기기도 하는 평범한 아빠로서의 인간적인 면을 겸비, 입체적인 연기로 극의 중심을 균형 있게 이끌어간다.
정우성은 "영화를 두 번째 봤는데 감정이 너무 치고 올라와서 머리가 멍한 상태이다"라며 울컥,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그는 "우리 민족은 충분히 불행하지 않았나. 빨리 이 불행이 새로운 희망으로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소시민으로서 바람이 크게 드는 영화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앵거스 맥페이든이 방귀 뀌는 신에서 실제로 껴서 냄새가 났다.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라며 "이렇듯 모두가 마음을 열고 진지함을 유지지만 벽을 허물면서 연기했다. 진지하지만 즐겼던 작업"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영부인은 배우 염정아가 연기했다. 하루 일과를 끝낸 후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며, 고민거리를 털어놓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의 든든한 동반자이다. 정상회담이 연기되자, 이런저런 걱정에 혼자 맥주를 마시는 남편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며 오히려 숨통을 터 주는 인물.
온통 나라 생각으로 한숨만 내쉬는 남편에게 걱정 키우지 말라며 타박하거나, 평화협정에 대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고 핀잔을 주는 남편에게 수학선생님으로서 역으로 원의 면적을 구하는 방법을 되묻는 등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한 나라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대통령과 영부인이 아닌, '현실 부부' 케미를 보여주며 소소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곽도원은 쿠데타를 일으켜 남북미 정상을 북 핵잠수함에 억류하는 북 호위총국장 박진우로 열연을 펼쳤다. 위력적인 눈빛과 군사적으로 무모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북한 강경파로 변신한 것.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혈맹 중국과의 동맹뿐이라고 생각해 정권에 반기를 드는 그는 또다른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곽도원은 비핵화와 북미 수교 및 평화체제에 반대하는 북한 강경파의 애국심과 신념을 그만의 호연과 뜨거움으로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자신의 선택이 정권에 반기를 든 쿠데타가 아니라 조국과 인민을 위한 길이라 믿었던 호위총국장의 신념을 표현했다.
그는 "박진우는 악역보다는 뜻이 다른 인물이라는 주제를 갖고 연기했다.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좀 더 묵직하게 균형을 잡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강철비2'에 출연한 이유는 이 작품이 영화화되어 세상에 나왔을 때 이 주제에 관해 사람들이 과연 어떤 얘기를 나눌까 호기심이 컸다"라며 "개봉 전부터도 많은 얘기가 오고 가고 있는데 어떤 감상평을 주고받으실지 궁금하다"라고 밝혔다.
유연석은 그야말로 파격 변신이다. 최근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천사 같은 성품을 소유한 소아외과 안정원 역할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가 북의 최고 지도자, 북 위원장 조선사로 180도 연기 변신에 나선 것.
유연석은 기존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북의 지도자 캐릭터를 그려낸다. 조선사는 북이 살 길은 비핵화와 개방이라 믿고, 최초로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북의 젊은 최고 지도자이며 영어에 능통하고 국제 정세를 두루 살피는 등 유연함을 갖췄다. 실존 인물에서 연상되는 틀을 벗고 입체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영어에 능통한 덕에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와 미국 대통령 스무트 사이에서 의도치 않은 통역을 맡게 된 그는 잠수함 속에서 펼쳐지는 진짜 정상회담을 통해 일촉즉발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유연석은 '강철비2'에 대해 "세 명의 정상들이 공개 석상이 아닌 골방에 있을 때 어떤 얘기와 해프닝이 있을지에 대한 모습들을 양우석 감독님이 각 나라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 은유적으로 잘 그려주신 것 같다"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저도 연기하면서 의도치 않게 나오는 재밌는 요소가 생기더라. 가장 어린 지도자로서 납치가 됐지만 내 잠수함에 납치가 되고, 그렇게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즐기면서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쏘우3' '잃어버린 도시 Z' 등의 앵거스 맥페이든은 미국, 그 이전에 자기 자신이 세상의 중심인 다혈질 미국 대통령 스무트 캐릭터를 연기했다. 공식적인 외교 석상에서 북 위원장 조선사에게 '북한의 핵을 미국으로 가져가 쇼를 해주겠다' '북한이 아직 무사한 건 다 자기 덕'이라며 거침없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그만의 재치 있는 표정과 핵잠수함 '백두호'에 납치되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배가 고프다고 소리치고, 자리가 부족해도 자기는 누워야 한다는 솔직한 모습으로 미국 대통령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특히 핵잠수함 함장실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북 위원장과 연신 티격태격하며 함께 만들어낸 시너지를 통해 영화에 웃음코드를 더하며 활약했다.
'강철비2'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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