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환갑 앞두고 코로나 합병증으로 사망…영화계 충격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김기덕(60) 감독이 유럽 라트비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계가 충격에 빠졌다.

11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매체 델피 등은 김기덕 감독이 이날 라트비아 현지 병원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에스토니아를 거쳐 지난달 20일 라트비아에 도착했으나, 지난 5일 이후 연락이 두절됐고 동료들의 수소문 끝에 김 감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키르기스스탄의 평론가 굴바라 톨로무쇼바로부터 카자흐스탄에서 라트비아로 이주해서 활동하던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환갑일 12월 20일을 불과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라며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외교부는 "현지시간 11일 새벽 우리 국민 50대 남성 1명이 코로나19로 병원 진료 중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주 라트비아대사관은 우리 국민의 사망 사실을 접수한 후 현지 병원을 통해 관련 경위를 확인했다. 개인 정보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는 점 양지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유족을 접촉해 현지 조치 진행 상황을 통보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사 김기덕 필름은 "확인 결과 외신의 소식이 맞다"라며 김 감독의 사망을 공식화했다.

1960년생인 김 감독은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피에타'(2012) 등 20여 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2012년에는 한국 영화인 중 처음으로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피에타'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본상을 받은 한국의 유일한 감독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7년 여배우 A씨로부터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 가해자로 지목되며 추락했다.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2017)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나 해외에 머무른 김 감독은 지난해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올해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어 영화 '디졸브'를 촬영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NEW]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