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앞으로 2주 정도 기다릴 것이다."
DB 나카무라 타이치는 이상범 감독이 일본 오호리 고등학교에서 인스트럭터를 하던 시절 인연을 맺었다. 일본 B리그에서 데뷔했지만, 이 감독에게 다시 농구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렇게 KBL 1호 아시아쿼터 선수가 됐다.
아직 만 24세의 젊은 가드다. 이 감독은 일찌감치 "올 시즌보다 다음 시즌을 본다"라고 했다. 실제 시즌을 치르면서,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예를 들어 볼 없는 움직임이나 슛 셀렉션 등 순간적인 상황 판단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21경기서 평균 18분51초 동안 5.6점 1.9리바운드 2.4어시스트 0.4스틸 3점슛 성공률 32.8%. 시즌 초반 종종 임팩트를 드러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존재감이 떨어졌다. 결국 지난달 20일 KCC전 이후 자취를 감췄다. D리그까지 포함하면 지난달 22일 전자랜드전이 마지막 실전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달 31일 KGC전을 앞두고 "오버워크를 했다. 체력이 너무 떨어졌다. 지금 뛰어봤자 본인에게도 팀에도 도움이 안 된다"라고 했다. DB는 김현호의 시즌 아웃을 시작으로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쏟아졌다. 타이치는 KBL에 적응하는 시즌. 그러나 예상보다 많은 역할을 부여 받았다.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한 어려움과 B리그와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겹쳤다.
이 감독은 "나한테 혼도 두 번 정도 크게 났고, 향수병도 있었던 것 같다. 타국에 와서 오랫동안 머무르는 게 처음이다. 8월에 한국에 왔으니 부모님 생각도 나지 않겠나. 얘기를 해보면 마음도 여리다"라고 했다.
B리그와 KBL은 다르다. B리그는 주로 주말에만 한 장소에서 2연전을 갖는다. 그러나 KBL은 약 5개월간 전국을 오가며 주당 2~3경기를 치른다. 체력관리 노하우가 없으면 버티기 쉽지 않다. 그리고 KBL은 B리그보다 공수활동량이 훨씬 많다.
약 2~3년 전부터 현대농구 트렌드를 많이 흡수했다. 스몰라인업이 대세다. 2대2와 트랜지션을 강화했다. 무게 중심이 빅맨에서 가드로 이동했다. 활동량이 떨어지는 가드는 살아 남기 힘들다. 이 감독은 "B리그는 외국선수만 3명이다. (나머지 선수들은)서 있다가 슛만 던지는 경우도 있다. 여기는 그렇지 않다. 2대2를 해도 B리그보다 많이 움직인다"라고 했다.
현재 타이치는 원주에서 김태술, 배강률 등과 함께 웨이트트레이닝과 휴식을 병행하며 다시 몸을 만들고 있다. 팀 훈련에도 참가하지 않는다. 이미 4경기 연속 결장한 상황. 이 감독은 "앞으로 약 2주 정도 더 지켜볼 계획이다"라고 했다.
눈 앞의 한~두 경기가 아닌, 미래를 보고 육성하겠다는 시즌 초반의 방침 그대로다. 올 시즌 DB는 외국선수 선발에 실패했다. 그리고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속출하며 최하위로 처졌다. 그러나 팀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서 타이치를 무리하게 쓰지 않는다. 타이치의 공백은 신인 이용우, 이준희 등이 적절히 메운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좋은 경험을 한다. DB는 시즌 중반이지만 특유의 폭넓은 로테이션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공수활동량을 유지한다.
이 감독은 "처음에 사람들이 타이치가 하는 걸 보고 '시즌 중반 지나면 더 잘하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 다음 시즌을 보겠다고 했다. 지금 체력이 떨어진 상태로 계속 뛰게 하면 다친다. 스스로 딛고 일어서야 한다"라고 했다.
[타이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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