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이튼이 인에서 잘 해주니, 종규를 외곽으로 빼려고 한다."
DB는 얀테 메이튼 영입 후 숨통을 텄다. 메이튼은 언더사이즈 빅맨이다. 감독들이 메인 외국선수에게 대체로 바라는 것들을 해낸다. 골밑에서 1대1 능력을 갖췄다. 몸싸움을 즐기고, 수비력, 리바운드 참여도 준수하다. 게임체력이 더 올라오면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3경기서 평균 19분36초간 뛰며 21.0점 7.3리바운드 1.3블록.
올 시즌 DB 추락의 결정적 원인은 외국선수 농사 실패다. 타이릭 존스를 메인으로 선발했다. 그러나 완벽하게 실패했다. 운동능력이 좋지만 장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팀 디펜스에 대한 이해력도 떨어졌다. 저스틴 녹스는 그럭저럭 능력을 보여주지만, 클러치능력은 떨어진다.
때문에 국내선수들이 공수에서 해야 할 몫이 많았다. 상대는 자연스럽게 외국선수가 아닌 두경민과 허웅을 집중 마크했다. 두 사람이 올 시즌 터프샷을 많이 던지고, 체력이 더 빨리 떨어지고, 실책을 하거나 공격성공률이 다소 떨어지는 경기가 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심지어 두경민은 시즌 초반 손목 부상이 있었다. 허웅은 비 시즌에 받은 발목 수술의 후유증이 있었다. 몸도 완전하지 않은데 해야 할 몫은 늘어났고, 집중견제를 받았다. 그 와중에 구단이 디온테 버튼 영입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 존스의 퇴단이 늦었다. 이 감독은 "메이튼도 버튼과 마찬가지로 12월 말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라고 했다.
메이튼이 합류하면서 DB 국내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농구를 할 여건이 갖춰졌다. 지금도 시즌아웃 된 김현호를 비롯해 윤호영 김태술 배강률 나카무라 타이치(체력저하) 등 부상자가 많다. 이 감독은 신인 이용우와 이준희, 김영훈, 맹상훈, 서현석 등을 총동원해 최대한 로테이션의 폭을 유지한다.
즉, 두경민과 허웅, 김종규 등 국내선수 기둥들이 메이튼의 가세로 과부하 위험에서 벗어났다. 지난달 31일 KGC전 대승 후 이 감독이 "올 시즌 처음으로 우리가 원하는 농구를 했다"라고 한 건 의미 있었다. 3일 SK의 뒷심에 밀려 패배했으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메이튼이 수비 1~2명을 끌고 다니면서 두경민과 허웅이 받는 견제가 줄어들었다. 허웅은 "확실히 힘이 된다. 수비자가 (메이튼 도움수비를 위해)골밑으로 쏠리면 외곽 찬스가 쉽게 난다"라고 했다. 두경민도 "1대1 능력이 된다. 상대가 더블팀을 하면 파생되는 찬스가 생긴다"라고 했다.
김종규는 미드레인지 공격 비중을 늘릴 수 있다. 시즌 초반 족저근막염으로 공백기가 있었다. 지금도 완전하지 않다. 이 감독은 "아직 발이 좋지 않다. 그 상태로 계속 골밑으로 들어가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종규를 미드레인지로 빼려고 한다"라고 했다.
김종규와 메이튼이 KGC전서 하이&게임을 하는 장면이 있었다. 김종규는 미드레인지 점퍼가 좋다. 3점슛도 장착한 상태다. 메이튼이 외곽슛보다 로 포스트 공략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스페이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메이튼 효과는 또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 맞춰가는 자세가 좋다"라고 했다. 두경민은 "수비할 때 센스가 있다. 스위치를 할 때 국내선수들에게 토킹을 적극적으로 해준다. 가드 입장에서 뒷선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뒤에서 얘기를 해주면 효과가 커진다"라고 했다. 팀 디펜스의 응집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허웅은 "사생활을 봐도 리더 기질이 있다"라고 했다. 두경민의 말에 따르면 메이튼은 DB 선수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나는 NBA 출신이다"라고 했다. 두경민은 "당당하게 NBA를 갖다 왔다고 하더라. 의욕이 넘친다. 굉장히 좋은 가드들과 많이 뛰었다. 나도 배울 부분이 많다"라고 했다.
DB는 지난 시즌 SK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개막할 때만 해도 상위권 후보로 꼽혔다. 메이튼이 적응력을 좀 더 높이고, 부상자들이 돌아오고 컨디션을 올리면, 시즌 중반 이후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메이튼(위, 아래), 메이튼과 두경민(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