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제목 그대로 '소울' 충만한 작품이 탄생했다. 웰메이드 완성도로 영혼까지 달래주는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오늘(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선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애초 지난달 시사회와 개봉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발열 체크, 손 소독, 관람 인원 제한, 좌석 간 거리 두기 등 방역 지침 준수 하에 영화 상영이 이루어졌다.
드디어 베일을 벗은 '소울'은 장기화된 코로나19 시국에 지친 관객들을 위로하듯 따뜻한 메시지로 온기를 채워줬다. 특히 일상의 소중함을 강조, 더욱 절실하게 와닿게 만든다.
연출자 피트 닥터 감독이 23년 전 자신의 아들이 세상에 태어날 때 시작된 아이디어를 기점으로 탄생된 '소울'. "아들을 지켜보면서 사람은 저마다 고유하고 구체적인 자아의식을 갖고 태어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게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남다른 가족애가 '태어나기 전 세상'이라는 기발한 상상으로 뻗어나갔다.
모든 영혼들이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멘토링을 받아 각자의 성격, 가치관, 열정을 찾고 지구에 갈 준비를 마치면 비로소 태어나게 된다는 것. 꼬마 영혼들은 자신의 멘토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곳에서 받은 특별함을 통해 자신만의 불꽃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인 '당신의 전당'과 지구의 모든 것을 경험하고 영감을 주는 공간인 '모든 것의 전당'을 거치게 된다. 이처럼 '소울'에선 '태어나기 전 세상', 이와 반대로 지구를 떠난 영혼들이 향하는 '머나먼 저세상'까지 기상천외한 공간들이 펼쳐지는데, 디즈니·픽사만 할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놀라움을 안긴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제이미 폭스)가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의도치 않게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티나 페이)의 멘토가 되어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한 특별한 모험에 나선다.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꿈에 그렸던 일생일대 기회를 잡은 순간,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떨어진 조. 자신의 꿈을 위해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조와 달리, 영혼 22는 시종일관 심드렁하다. "영혼엔 상처 안 나. 상처는 지구에서 나지" "산다는 게 죽음만큼 가치 있을까"라며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지구에 가기 싫어하는 시니컬한 영혼이다.
조는 인생 최고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구로 돌아가려 고군분투하고, 극과극 성격의 영혼 22와 상상 초월 모험을 통해 결국 소울 메이트로 거듭난다.
테레사 수녀도 멘토링을 포기한 영혼 22이지만, 언제나 열정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온 조에게 되려 '불꽃'을 찾아준다는 점에서 뒤통수를 치는 듯한 깨우침을 선사한다. 하늘 보기, 걷기 등 일상의 소소한 행위 등을 '불꽃'으로 여기는 영혼 22에게 "그건 목적이 아니야. 그냥 사는 거지"라고 보잘것없이 흘려보내는 조의 모습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의 모습을 꼬집으며 돌아보게 한다. 일상이라는 소중함을 손에 잔뜩 쥐고도 꿈을 좇는다는 하나의 목적에만 매달린 채 일희일비하는 태도를 반성하게 했다. 조가 꿈을 이루고도 "그다음은요?"라며 밀려오는 허탈감을 느끼는 신은 '어른이'들의 격한 공감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리바 가드너(필리샤 라샤드)의 말처럼 우린 이미 바다에 살고 있음에도 바다를 찾아 떠나는 어리석은 물고기와 다르지 않았다.
이에 "매 순간을 즐겨라"라고 '소울'이 전하는 메시지는 거창하지 않아서 더욱 묵직한 여운이 남게 한다. 그냥 사는 것, 평범함을 낮잡아보는 시선을 거두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놓치고 살았던 가치들에 대해 되묻기에 특별한 '소울'이다.
'소울'은 '몬스터 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과 함께 캠프 파워스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미국 제작자 조합 소속 다나 머레이가 제작에 참여, '인사이드 아웃' '코코' 제작진을 필두로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인크레더블2' '토이스토리4' 등 주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래미 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와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제83회 미국 아카데미, 제68회 골든 글로브 음악상을 수상한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가 작품의 주요 음악을 담당했다.
'소울'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7분으로, 쿠키영상은 없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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