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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워니가 잘해야 한다."
SK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적지 않았다. 닉 미네라스도 시즌 초반 컨디션이 저조했다. '최준용 SNS 사건'도 있었다. 이후 최준용은 시즌아웃 됐다. 안영준도 당분간 뛰지 못한다. 김선형마저 6주 진단을 받았다. 100% 전력으로 치른 경기가 거의 없다.
사실 결정적 원인은 자밀 워니의 위력 감소다. SK의 핵심이다. 올 시즌 수준 높은 외국선수가 많이 들어왔다. 타일러 데이비스(KCC), 숀롱(현대모비스), 아이재아 힉스(삼성) 등은 워니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지금도 워니는 뛰어나다. 그러나 지난 시즌처럼 독보적인 최고는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워니에게 도움수비를 하는 팀이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대1로 막으면서 대등한 승부를 하는 팀이 많다. 때문에 워니가 무리한 공격도 많이 한다. 골밑에서 드리블을 많이 하다 막히는 경우가 있다. 자연스럽게 워니에게서 파생되는 외곽슛 찬스도 줄어들었다. 올 시즌 SK 세트오펜스가 지난 시즌보다 빡빡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올 시즌 워니는 평균 26분42초 동안 19.6점을 기록했다. 수준급이다. 리그 2위. 그러나 지난 시즌 20.4점(평균 27분51초 출전)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 더 중요한 건 내실이 살짝 떨어졌다는 점이다. 워니의 필드골 성공률은 지난 시즌 53.4%서 올 시즌 48.2%로 하락했다. 3점슛을 던지기 때문에 감안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2점슛 성공률이 지난 시즌 54%서 올 시즌 50.6%, 페인트존슛 성공률이 56.9%서 51.5%로 떨어진 게 눈에 띈다.
5일 KGC전서 21점을 올렸다. 그날 필드골성공률은 43.8%에 그쳤다. 2점슛 14개를 던져 6개만 넣었다. 범위를 12월부터 치른 13경기로 넓혀보자. 15점 미만 6경기, 필드골성공률 50% 미만 역시 6경기였다. 2점슛 성공률 50% 미만은 7경기였다. 페인트존슛 성공률 50% 미만은 5경기였다. 이 기간에 SK도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워니의 또 다른 장점은 속공 마무리다. SK 가드진은 속공에 특화됐다. 그러나 40분 내내 속공만 할 수 없다. 더구나 최고의 속공 파트너 김선형이 당분간 뛰지 못한다. 결국 SK 가드진이 2대2로 골밑 수비수를 외곽으로 끄집어내는 비중이 떨어지면 워니의 빡빡한 골밑 1대1은 유지해야 할 메인 공격옵션이다. SK 가드들이 대체로 2대2에 특화된 스타일은 아니다. 워니는 올 시즌 3점슛도 던지지만 어디까지나 부수적 옵션이다.
그렇다면 디테일한 조정이 필요하다. 일단 문경은 감독은 "워니에게 걸고 빠지면서(픽&롤) 잡으라고 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2대2를 해달라는 주문. 그리고 문 감독은 "잔 드리블이 특기인데, 파워풀 하게 하라고 했다"라고 했다. 드리블을 힘 있게 쳐서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면서 슛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라는 주문이다.
또한, 특유의 플로터를 좀 더 살리라고 했다. 문 감독은 "플로터가 주특기인데 자꾸 공을 내렸다 올린다(더블클러치의 성공률이 떨어진다는 뜻). 골밑슛이 흔들리는 부분이 있다. 파워샷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밖에 문 감독은 "워니가 골밑에 있을 때 파워포워드들의 위치를 조정했다"라고 했다. KGC전의 경우, 최부경이나 김민수가 코너와 45도로 크게 벌려주면서 공간을 만들었다. 워니가 공을 빼줄 때 좀 더 효율적인 2차 공격을 위해서였다.
SK는 장신 포워드들이 이탈하면서 자연스럽게 스리가드 사용 빈도를 높였다. 컵대회서도 재미를 봤고, 최근에도 나쁘지 않다. 최성원과 신인 오재현은 수비력이 좋고 트랜지션에 능하다. 양우섭과 배병준은 3&D로 좋은 카드다. 상대 가드진을 압박하면서 공격의 리듬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미네라스의 페이스도 상당히 좋다. 워니가 풀리지 않으면, 미네라스의 출전시간을 늘리는 것도 대안이다.
그러나 문 감독은 "워니가 잘해야 한다"라고 했다. SK는 그래도 순위표 상단을 보고 달려야 한다. 궁극적으로 워니가 살아나야 반격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뜻. 워니의 반등 여부가 하위권에 처진 SK의 시즌 막판 최대 관전포인트다.
[워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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