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복이 심하다."
하나원큐 신지현(26)은 선일여고 시절이던 2013년 1월 WKBL 총재배 8강 대전여상전서 무려 61점을 넣었다. 이미 예쁜 외모와 함께 개인기량이 좋다고 소문난 상태였다. 기대대로 2014년 WKBL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
1년 먼저 입단한 강이슬이 박종천 전 감독 시절 슈터로 중용되며 성장한 사이, 신지현은 주춤했다. 정신 없이 2년을 보낸 뒤 2015~2016시즌, 2016~2017시즌을 무릎 십자인대파열로 통째로 날렸다. 2017~2018시즌에도 중반에 복귀할 정도로 공백기가 길었다.
실질적 복귀 시즌이던 2018~2019시즌에 살짝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2019~2020시즌은 또 다시 주춤했다. 이훈재 감독은 신지현이 강점을 발휘하지 못하자 강계리와 김지영의 기용시간을 늘렸다. 하지만, 올 시즌 신지현은 하나원큐의 실질적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팀의 핵심이 강이슬에게 신지현으로 사실상 이동했다. 강계리와 볼 핸들링을 분담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경기를 리드하는 건 신지현이다. 강이슬은 어깨 부상으로 슛 밸런스가 정상적이지 않고,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살짝 떨어졌다.
신지현은 174cm의 신장에 스피드를 바탕으로 속공전개능력과 돌파력을 두루 갖췄다. 돌파 후 스탑 점퍼와 무빙슛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슛 거리가 길지 않지만, 2대2를 시도하면서 자신의 공격과 동료에 대한 도움을 적절히 나눌 줄 안다. 경기 흐름을 읽고 대처하는 능력, 오프 더 볼 무브 모두 괜찮다.
한 마디로 현대농구가 원하는 전형적인 공격형 가드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2번이지만, 현대농구는 1~2번의 구분이 없다. 이 감독은 세트오펜스에서 신지현에게 많은 롤을 주면서 역량을 극대화시킨다.
올 시즌 21경기서 평균 27분47초 동안 11.1점 4.5어시스트 2.5리바운드 야투성공률 44.1% 3점슛 성공률 35.1%. 커리어 하이다. 외국선수가 없고, 강이슬이 슛 밸런스가 좋지 않은 상황인 걸 감안해도 성장세는 분명하다.
그러나 이 감독은 만족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좋은 레벨의 선수고, 센스가 있다. 그러나 애버리지가 나와야 한다. 오늘 이 정도의 활약을 하면 다음 경기에도 근사치의 스탯이 나와야 한다. 만족한다고 말하긴 좀 그렇다. 더 클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올 시즌 하나원큐는 무너졌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정비했지만, 기본적으로 수비조직력이 좋지 않다. 여기에 고아라의 알 수 없는 부진과 부상, 에이스 강이슬의 어깨 통증과 무너진 슛 밸런스로 공격력이 뚝 떨어졌다.
사실상 신지현이 주도적으로 팀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상황. 그러나 조금씩 한계가 보인다. 이 감독의 지적과 맥이 닿는다. 실제 신지현은 기복이 심하다. 좋지 않은 날에는 턴오버를 많이 하면서 무너진다.
작년 12월2일 BNK전서 15점을 올렸다.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그러나 두 경기 연속 한 자릿수 득점을 하다 그 다음 경기서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이런 패턴이 계속됐다. 최근에는 한 경기서 좋은 활약을 하면, 그 다음 경기서 흔들렸다. 15일 KB전서 22점을 올렸으나 20일 신한은행전서 12점에 턴오버를 7개나 범하면서 무너졌다. 최근 세 경기 턴오버가 무려 19개.
신지현은 헤지테이션 드리블 등으로 수비수의 리듬을 흐트러트릴 정도의 노련함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파울유도능력이 좋은 편도 아니다. 수비의 경우, 다부지게 마크하지만, 로테이션이 되지 경우도 있다. 15일 KB전 막판 강아정에게 3점포를 맞는 과정에서 체크를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하나원큐의 다른 선수들이 신지현이 부진할 때 메워줄 수 있는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에이스 강이슬과 고아라가 굳건했다. 트랜지션이 좋은 마이샤 하인즈 알렌이 버티고 있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신지현의 부진이 곧 팀 경기력에 직결된다.
결국 신지현 본인이 많은 경험을 쌓고 연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올 시즌 주춤한 강이슬도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이 감독은 "자기 득점도 하고 어시스트도 하지만, 좀 더 현명하게 세트오펜스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팀도 뒷심이 생긴다"라고 했다.
[신지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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