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한계를 정해놨던 것 같다."
NC 우완투수 강동연(29)은 2011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정식 입단은 2012년이었다. 그러나 2019년까지 두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2차드래프트를 통해 2020시즌을 앞두고 NC로 옮겼다.
그러나 역시 별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0년 22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00. 당연히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를 기회도 없었다. 입단 후 선발승은 한 번도 없었고, 구원승만 두 차례 있었다.
2021시즌 준비를 위해 프로야구 선수협회가 주최한 제주도 캠프에 합류해 몸을 만들기도 했다. 그만큼 절박했다. 이동욱 감독은 강동연에게 롱릴리프로 올 시즌을 준비시켰고, 마침내 13일 인천 SSG전에 선발투수로 내보냈다.
그에 앞서 7일 창원 롯데전서 3⅓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그리고 13일 인천 SSG전서 확실하게 눈 도장을 찍었다. 5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볼넷 2실점(1자책)으로 생애 첫 선발승을 따냈다. 정식입단 9년만이다.
NC 관계자는 "강동연은 1군 무대에 첫 출전한 2013년 5월 22일 잠실 넥센전(당시 두산 소속) 이후 2883일만에 데뷔 첫 선발승이다"라고 밝혔다. 강동연에겐 2883일만의 감격이었다. 경기 후 "너무 떨렸다.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동점 홈런(5회 제이미 로맥에게 투런포 허용)은 실투였다. 그래도 우리 타자들이 쳐줄 것으로 기대했다"라고 했다.
NC 타선은 6회 곧바로 1점을 내면서 극적으로 강동연에게 승리요건을 선사했다. 이후 불펜투수들이 6회부터 9회까지 리드를 지키면서 강동연의 데뷔 첫 선발승이 완성됐다. 강동연은 "아직 투구수를 많이 가져간 적이 없어서 코치님이 조절해준 것 같다. 타자들에게 고맙고 피자를 돌릴 생각이다"라고 했다.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강동연은 "올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고 야구하면서 연차는 많지만, 보여준 결과가 없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롯데전 이후 선발이 가능하겠느냐는 코치님의 물음에 당연히 가능하다고 했다.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강동연은 "처음에는 긴장했다.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후회 없이 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1군에서 준비해서 등판 한 건 처음이었다. 2020년에 기회가 있었는데 잘 하지 못했다. 비 시즌에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뭐라도 하고 싶었다. 선수협이 도와줘서 좋았다"라고 했다.
뼈 아픈 고백도 했다. 강동연은 "야구를 오래 하면서 한계를 정해놨던 것 같다. '난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했다. 생각을 바꾸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준비했다. 나이 들어 잘 하는 선수도 리그에서 많다. 운동량을 늘렸고 생각을 바꿨다"라고 했다.
이동욱 감독은 강동연의 첫 승 기념구에 '이제 시작이다'라는 문구를 직접 써넣었다. 강동연은 "한국나이로 서른인데 이제 시작이다. 두산, NC 등 강팀에 있었는데 우승 현장에 한 번도 있지 못했다. 항상 동료가 우승하는 걸 집에서 봤다. 올해는 같이 느껴보고 싶다"라고 했다.
[강동연.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NC 다이노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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