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선 "안성기와 첫 호흡, 배울 점 많아"…안성기는 故 이춘연 비보에 불참 ('씨네타운')[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윤유선이 진솔한 입담과 차분한 매력으로 청취자들을 사로잡았다.

12일 방송된 SBS 파워FM 라디오 '박하선의 씨네타운' 코너 '씨네초대석'에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의 주역 윤유선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윤유선은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지닌 진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윤유선과 함께 출연이 예정되어 있던 안성기는 11일 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홍보 일정을 취소했다. '박하선의 씨네타운'에 이어 이날 오후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에도 출연하지 않으며, 고인의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아들의 이름으로'를 통해 안성기와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윤유선은 "참 많이 뵙기는 했는데 작품은 처음"이라며 "막상 해보니 진짜 더 좋으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윤유선은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배울 게 많은 선배님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집중하셔서 작품에 임하시는 것도 그렇고 성품이 진짜 좋으시다. 화를 못 내신다고 하더라"라며 "우리 현장이 좀 힘들지 않느냐. 제가 여쭤봤더니 '내가 화내는 타이밍을 못 잡아'라고 하시더라. 가끔 현장에서 화가 날 만한 상황이 있었는데 눈만 이렇게 커지신 채 쳐다보시더라.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젊으시다"라고 안성기를 칭찬했다.

이어 윤유선은 '아들의 이름으로'에 대해 "마음 아픈 시대의 이야기다.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이라는 사람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라며 "그렇게 무겁게만 다루지는 않는다"라고 소개했다.

이에 박하선은 "주제랑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지 않다. 굉장히 일상적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제가 소감을 말하기 조심스러울 정도로 묵직함을 던져주는 작품이었다"라며 "이게 왜 영화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속상함도 있었다"라고 감상평을 전했다.

윤유선 역시 자신이 연기한 진희에 대해 "부모님이 다치셨고 그 가족으로서 피해가 있는 역할이었다"라며 "막상 가서 당시 피해자분들을 뵈니까 어둡지 않으시고 밝으셨다. 저도 그렇게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안성기와 윤유선의 로맨스도 있다고. 윤유선은 "말도 안 되는 나이에 로맨스"라며 웃음을 터트리면서도 "되게 순수한 사람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설렘이 약간은 있는 역할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윤유선은 '아들의 이름으로'가 다양한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에 뿌듯함을 드러냈다. 안성기가 시카고 인디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최우수제작자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서는 "제작비가 열악하니까 저랑 선생님이 함께 참여하게 됐다"라고 설명하며 "다른 때 같으면 가서 받을 수 있을 텐데 코로나 때문에 그게 어렵다. 메일로 '상을 받았네' 하니까 그게 좀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유선은 인상 깊은 장면을 묻자 "계속 안성기 선배님이 고민하고 갈등하신다. 저도 그 감정을 타고 가게 된다. 엊그제 시사회 하는데 먹먹하게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마음이 들더라"라며 "또 영화에 선배님 액션씬이 있다. 선배님 액션씬이 짧지만 굉장히 강렬하다"라고 답했다.

박하선은 윤유선에게 "혹시 아직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느냐"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윤유선은 "뭔가 새로운 걸 좀 해보고 싶다. 우리는 우리가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니까, 주어진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슬럼프에 대한 질문이 던져지자 윤유선은 "종종 온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윤유선은 "저는 솔직하게 얘기하는 편이다. 선배님들을 뵈면 '저 이래서 너무 힘들다'라고 얘기하면 한 마디씩 툭툭 해주시는 게 너무 살이 된다. 그래서 금방 털고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라며 "(슬럼프가) 파도처럼 오는데 그게 매력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방송 말미 윤유선은 "감독님이 굉장히 선하고 순수하시다. 그분이 열정으로 대본을 쓰셨고 안성기 선생님이 보시고 얼른 수락하셨다"라며 "저희가 정말 진심으로 만들었다. 진심과 양심이 살아있는 영화다. 요즘 위로가 되는 그런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다시 한번 '아들의 이름으로'를 되짚었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사진 = SBS 파워FM 방송화면]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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