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여파로 조기종료된 2019-2020시즌. 커리어의 마지막 시즌으로 남을 수도 있었지만, 양우섭(36, 185cm)은 극적으로 SK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그리고 가치를 증명, 100% 인상된 보수총액과 함께 계속해서 커리어를 쌓게 됐다.
서울 SK는 2020-2021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내부자원 중 2명과 재계약했다. 프랜차이즈스타 김민수와 김준성이 은퇴한 가운데, 양우섭과 장문호는 계속해서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양우섭은 2년 보수총액 7,000만원(연봉 6,000만원/인센티브 1,000만원)에 계약했고, 장문호는 전액 보장받는 1년 5,000만원에 계약을 매듭지었다.
2019-2020시즌 종료 후 창원 LG에서 재계약 불가 자원으로 분류됐던 양우섭은 힘겹게 SK와 계약했다. SK가 이미 전력 구성을 마친 시점이었던 터라 최저 연봉(3,500만원)을 감수해야 했다. 애초부터 돈은 중요치 않은 계약이었다. 양우섭으로선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가 필요했다.
양우섭은 은퇴 기로에서 연이 닿은 SK에서 쏠쏠한 벤치멤버로 뛰었다. 52경기에서 평균 13분 21초를 소화하며 3.1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19-2020시즌 14경기 평균 6분 44초를 뛰는 데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내 모습을 찾겠다”라고 했던 시즌 전 각오를 지킨 셈이다. 지난해 10월 24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는 데뷔 최다인 7개의 3점슛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한 양우섭은 SK에서 50경기 이상을 소화한 5명(최부경, 최성원, 자밀 워니, 닉 미네라스는 전 경기 출전) 가운데 1명이었다. 부상 없이 꾸준히 컨디션을 유지하며 시즌을 치렀던 셈이다. 최저 연봉도 감수하며 2020-2021시즌을 맞았던 양우섭은 결국 FA 협상에서 100% 인상된 7,000만원에 계약했다.
사실 양우섭에겐 SK보다 높은 금액을 제안한 팀도 있었다. 보장된 계약기간 역시 SK보다 길었다. 하지만 양우섭은 은퇴 기로에 놓였던 자신에게 손을 뻗어준 SK 잔류를 택했다.
“좋은 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계속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해준 팀에 감사드린다”라고 운을 뗀 양우섭은 “고민이라고 할 부분은 없었다. 시즌이 끝난 후 팀에 계속해서 남고 싶다는 말씀도 드렸다. 새롭게 감독님이 된 전희철 감독님께 더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다른 팀의 제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양우섭은 목표했던 대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2020-2021시즌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SK가 시즌 개막 전 가장 많은 감독들이 거론한 우승후보였지만, 정작 정규리그에서 8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양우섭은 “팀 성적이 안 좋아서 많이 아쉽다. 팬들에게도 죄송스럽다. 팀 성적이 좋았다면 개인기록이 떨어졌다 해도 좋은 시즌으로 기억될 텐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 이전 시즌에 비해 많이 뛰었다 해도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라고 2020-2021시즌을 돌아봤다.
최근 3시즌 동안 롤러코스터 같은 행보를 그렸던 SK는 시즌 종료 후 파격적인 선택을 내렸다. 10시즌 동안 팀을 이끈 문경은 감독을 보좌해왔던 전희철 수석코치를 8대 감독으로 임명, 새 출발을 알렸다. 약점으로 지적된 전문슈터 부재, 시즌 종료 후 안영준의 군 입대 등을 메우기 위해 FA 시장에서 베테랑슈터 허일영도 영입했다.
양우섭도 개인 첫 우승을 향한 도전을 SK에서 다시 이어가게 됐다. 양우섭은 LG 시절 한 차례(2013-2014시즌) 챔프전 무대를 밟았지만,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와의 맞대결서 2승 4패에 그쳐 준우승에 머물렀다.
양우섭은 “2년 계약을 맺어준 팀에 감사드린다. 처음 SK에 올 때 ‘신인의 마음, 초심으로 임하겠다’라고 말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팀 성적이 안 좋았지만, 팀이 더 단단해져서 우승후보로 다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전 경기 출전을 한 번(2012-2013시즌)밖에 못했다. 올 시즌은 1초를 뛰더라도 전 경기에 나서고 싶다”라고 전했다.
[양우섭.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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