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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실연박물관'이 베일을 벗었다.
26일 오후 케이블채널 KBS Joy 새 예능 프로그램 '실연박물관'이 첫 방송됐다.
'실연박물관'은 사연자가 가져온 물건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위안을 나누는 힐링 공감 토크쇼. 실연자가 박물관장 이소라, 큐레이터 성시경, 매니저 딘딘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뒤 스튜디오에 있는 전시장과 수거함에 실연품을 전시 혹은 폐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실연자는 새 운동화에 '꽃 같은 소리하네 신발'이란 전시명을 붙여줬다. 그는 "전 남자친구가 주고 간 꽃신이다"라며 "대학 밴드부 동아리에서 만났다. 제가 건반, 남자친구가 보컬이었다"라고 회상했다. 함께 아르바이트하며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실연자는 교제 500일 만에 입대한 전 남자친구를 위해 1년 6개월 동안 뒷바라지를 해줬다며 "얼마 안 돼서 헤어졌다. 제가 필리핀에 일을 하러 갔었다. 학원 홍보 때문에 학원생이 골프 치는 사진을 찍었는데 친구가 SNS에 올린 거다. 남자친구가 보고 '나랑 연락할 시간은 없고 놀러 다닐 시간은 있냐'라고 했다. 엄청난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그는 "전역 일주일 후 이별했고 헤어진 다음 국제 택배로 꽃신을 굳이 보내더라"고 전했다. 실연자는 실연품 폐기를 결정하고 전 남자친구를 향해 "정리하려고 나왔는데 돌아보니까 그때 우리 참 예뻤더라. 앞으로 너도 잘살고 행복해라"라고 영상 편지를 보냈다.
증권 회사 센터장인 증권맨 실연자 다음으로 비대면 실연품 의뢰가 들어왔다. 택배 속 실연품은 향수였다. 연애 경험이 전무하다는 26살 실연자는 SNS에서 뿌리기만 하면 인기가 높아진다는 일명 '도화살 향수'를 사모으기 시작했지만 모태 솔로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성시경은 이 향수의 향을 맡고는 "사실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서 우리가 함부로 뿌리면 안 된다고 하기엔 뭐하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만약 제게 어떻냐고 물어보면 그냥 깨끗하게 씻는 게 중요하다. 향수 별로 안 좋아한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땀 냄새 나도 좋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무한도전' 출신 김윤의 작가가 마지막 실연자로 등장했다. 지난 2014년 '무한도전' 방콕 특집에 출연해 제작진과 출연진 앞에서 막춤을 선보인 김 작가. 그는 이 장면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아직까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며 촬영 당시 입었던 '죽음의 무도' 청바지를 실연품으로 내놨다. 그러면서 "'무한도전'이 종영했는데 영상이 유튜브에서 계속 끌올되더라. 정기적으로 연락이 온다. 환갑 때까지 영상이 남는 건 아닐까"라며 춤을 추게 된 이유를 두고 "대본이 있거나 구성에 들어있진 않았다. 당시 방송 분량이 살짝 부족해서 '춤 한번 추시죠'란 말을 듣고 촬영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기 싫은 건 전혀 없었다. '찍는다고 해서 분량이 채워질까'라는 생각이었다. 사실 방송에 나갈 수 있는 얼굴이 아니었다. 그냥 쌩얼도 아니고 이틀 정도 밤을 새고 들어갔다"라며 "방송 당일 카페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아르바이트생이 어떤 동영상을 보다가 오열을 하더라. 저더라. 그러고나서 전화와 문자가 불난듯 왔다. 그 와중에 남자친구와는 3일간 연락이 두절됐다. 조용히 사는 것을 지향했는데 제가 화제가 되니까 충격을 받았다보더라"라고 돌이켜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인도 많이 알아봤을 것 같다"는 딘딘의 말에는 "국내 연예인 중에서는 엑소 카이를 촬영장에서 만나게 됐다. 신기하고 반갑다고 해주셨다. 스태프가 '카이가 좋아하는데 춤 한번 춰줘라'라고 했다. 촬영 중이라 난처했는데 '그러려고 말씀드린 게 아니다. 절대 추지 마시라'라고 말씀해주셔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떠올렸다.
김 작가는 "'무한도전'은 저에게도 좋은 추억인데 지금은 예능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작가 일을 하고 있다보니 춤 췄던 작가가 아닌 다른 방향의 작가로 기억해줬으면 했다. '무한도전'은 레전드 프로그램이다. 저보다 훨씬 더 열심히 구성해주신 분이 많은데 제가 임팩트 있게 남아 있어 죄송하기도 하다"라고 말하고는 몬스타엑스 커버댄스 메들리 무대를 꾸며 폭소를 유발했다. 뒤이어 그는 세 MC의 의견에 따라 '죽음의 무도'를 전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진 = KBS Joy 방송 화면]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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