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10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는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았다.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김준태의 목소리는 밝지 않았다. 하지만 "KT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만큼은 확고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31일 "KT 위즈에 포수 김준태와 내야수 오윤석을 보내고 우완 사이드암 이강준을 받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김준태와 오윤석은 아쉽지만 안치홍의 계약과 안중열의 복귀로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김준태는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육성 선수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롯데에서 통산 성적은 317경기에 출전해 145안타 11홈런 83타점 타율 0.211을 기록했다. 2020시즌에는 128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포수로 발돋움하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무릎 부상과 전담 포수제 등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중 KT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번 트레이드는 김준태의 입장에서는 반가울 일이다. 롯데는 지시완과 군 복무를 마친 안중열, 정보근, 강태율, 손성빈까지 많은 포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롯데에서는 자연스럽게 많은 경기에 나설 수가 없는 상황. 김준태에게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김준태는 "오늘 아침에 소식을 들었다. 트레이드 소식을 듣는데 기분이 묘했다. 10년 동안 몸담았던 팀을 떠나게 되는 것 자체에 마음이 복잡했다"고 트레이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트레이드 소식을 들은 뒤 김준태는 오윤석, 배제성(KT)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김준태는 "(배)제성이와는 언제 올라오느냐, 몸 상태는 어떠냐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며 "(오)윤석이 형과 롯데에도 오래 있었고, 상무에서도 같이 있었다. 윤석이 형이 '인연 참 질기다'고 하더라. 그래도 친한 형과 함께 KT로 가게 돼 위안이 된다"고 웃었다.
김준태는 이날 사직구장과 김해 상동야구장을 방문해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김)원중이랑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입단 동기에 함께 10년간 생활을 했다. 내가 이적하게 되면서 롯데에 더 이상 입단 동기가 없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태는 지난 6월말 왼쪽 무릎 연골 손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재활 중인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김준태의 가능성을 높게 점쳐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T는 "김준태는 포수 수비 능력뿐만 아니라 선구안과 빠른 배트 스피드 등 타격 잠재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회복세가 빠른 김준태는 곧 기술 훈련에 들어갈 전망이다. 올 시즌 내 복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무릎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공을 던지거나, 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수술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 2일 수원으로 향한다. 김준태는 "KT에서 잘 적응하는 것이 첫 번째인데, 롯데 출신이 많기 때문에 조금은 마음이 편하다"며 "10년 동안 응원해 주고 잘 챙겨주신 롯데 팬들께 감사드린다.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하고 잘 준비해서 KT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준태.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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