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려가 현실로.
도쿄올림픽 야구가 열리는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유명하다. 홈플레이트에서 좌우펜스는 단 94.2m에 불과하다. 중앙펜스는 117.7m. 즉, 좌우 95m, 중앙펜스 120m의 인천 SSG랜더스필드보다도 작다.
좌중간과 우중간에 약 5m 높이의 철제펜스가 설치됐다. 그러나 타자들이 크게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듯하다. 실제 김경문호 투수들은 이스라엘, 미국과의 조별리그서 5개의 홈런을 맞았다. 물론 타자들이 3개의 홈런을 쳤지만, 지금까진 손해다.
김경문호 마운드는 10여년간 국제대회를 이끈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빠졌다. 대부분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하다. 이스라엘전 선발투수 원태인도, 미국전 선발투수 고영표도 잘 던지다가 실투 1~2개로 홈런을 맞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스라엘전서 구원 등판한 최원준도 잘 나가다가 한 방을 맞았다.
결과론이지만, 이스라엘전 선발 원태인이 이안 킨슬러에게 맞은 선제 투런포의 경우 1루가 비어있는 걸 감안하면 아쉬웠다. 미국전 선발 고영표의 경우 잘 통하던 주무기 체인지업이 아닌 커브를 던지다 닉 앨런에게 솔로포를 내줬다. 홈런 두 방을 맞고도 바로 움직이지 않은 벤치의 대응이 살짝 늦은 느낌도 있었다.
물론 경험이 많은 오승환도 이스라엘전서 피홈런으로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그만큼 투수와 타자 서로 정보가 많지 않은 국제대회는 쉽지 않은 무대다. 하물며 구장 환경 자체가 타자친화적이다. 투수들이 장타에 대한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 타선에도 한 방 능력이 있는 타자들이 있다. 하지만, 단기전의 특성상 일단 한 방을 안 맞는 게 더 중요하다. 1일부터 시작하는 녹아웃 스테이지는 사실상 내일이 없다. 패자부활전이 있지만, 결정적 한 방을 맞고 짐을 싸야 할 수도 있다. 투수들의 좀 더 신중한 구종선택, 더 긴밀한 배터리 호흡이 필요한 이유다.
조별리그를 통해 야구장의 특성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국제대회 경험이 적은 한국 투수들이 어쩔 수 없이 부족한 부분을 살짝 드러낸 걸 확인했다. 김경문 감독도 마운드 운용에 좀 더 부담을 안게 됐다. 현 시점에선 2연속 금메달 전선이 불안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홈런을 맞은 한국 투수들. 사진 = 일본 요코하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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