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키움은 '철퇴'를 내리지 않았다. 한현희와 안우진에게 후반기에 1군 경기에 등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제 뒷감당은 본인들의 몫이다.
키움이 한현희와 안우진의 코로나19 술판 파동에 따른 자체징계를 발표했다. 한현희에겐 15경기 출장정지 및 벌금 1000만원, 안우진에겐 출장정지 없이 벌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두 사람은 이미 KBO로부터 36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즉, 한현희는 후반기 51경기 출장정지에 제재금 1500만원, 안우진은 후반기 36경기 출장정지에 제재금 1000만원이다. 키움은 후반기에 64경기를 남겨뒀다. 다시 말해 한현희는 13경기, 안우진은 28경기를 남긴 시점에 각각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솜방망이 자체징계였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을 뿐, 숙소를 이탈해 술자리를 가지며 방역수칙 및 사적모임 위반을 했음에도 강한 징계는 나오지 않았다. '시즌아웃'급 징계가 나와야 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키움은 이미 두 사람이 KBO로부터 페널티를 받았고, 방역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며 2~3중으로 강한 징계를 하지 않았다.
단, 키움은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진정성은 보여줬다. 프런트의 수장 고형욱 단장과 현장의 수장 홍원기 감독이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500만원을 내기로 했고, 여러 재발 방지 대책안도 내놨다.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었다.
그러나 한현희와 안우진에게 후반기 복귀 길을 열어준 것에 대한 후폭풍은 불 보듯 뻔하다. 오롯이 한현희와 안우진이 감당해야 한다. 현재 두 사람은 퓨처스리그 서머리그를 소화 중인 1군 선수들과 동행하지 않는다. 자숙하는 중이고, 복귀 코스를 밟는 건 그 다음의 일이다.
한현희와 안우진은 구단에 거듭 죄송한 마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우진은 여전히 팬들에게 따로 사과하지 않았다. 자숙과 별개로, 두 사람이 마운드에 설 때 팬들로부터 비판 혹은 비난을 받는다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그만큼 두 사람이 저지른 일의 사회적 파장이 컸다. 키움은 일벌백계로 다스릴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후반기 막판 두 사람을 여론의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마운드가 약화된 상황서 두 사람이 시즌 막판 복귀한다면 팀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한현희와 안우진은 전반기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실전 공백에 전반기 위력을 다시 보여줄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여론의 비판에 멘탈에 악영향을 받을 경우, 오히려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키움으로선 최악의 경우 게도 구럭도 다 잃을 수 있다.
[한현희와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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