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부은 격이다. 야구계 안팎에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리그 재개를 앞둔 시점에 또 사건이 터졌다. 술. 또 술이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송우현이 음주운전 적발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키움은 9일 “송우현이 지난 8일 오후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구단에 자진신고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키움은 매뉴얼에 따라 송우현의 자진신고 접수를 받은 직후 이 사실을 KBO에 통보했다. 다만,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경위는 조사 완료 후 설명할 계획이다. 키움 측은 “경찰조사 결과 음주운전으로 밝혀질 경우 KBO 규약에 의거해 징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학습효과가 없는 걸까. KBO는 최근 음주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이 연달아 터져 쑥대밭이 됐다. 박민우, 박석민 등 NC 다이노스 소속 주축선수들뿐만 아니라 송우현의 소속팀 키움에서도 나왔다. 팀 내 주축 투수인 한현희와 안우진이 수원 원정숙소를 이탈해 서울로 이동,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술자리를 가진 것.
한현희, 안우진은 KBO로부터 각각 36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키움의 자체징계도 있었다. 키움은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장정지, 벌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안우진에게는 벌금 500만원 징계를 내렸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단 관리 소홀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고, 키움은 재발 방지를 위해 선수단 관리 시스템에도 변화를 줬다.
특히 한현희는 이 사태로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자진 하차했다. 뿐만 아니라 FA 취득도 사실상 1년 미뤄졌다. 한현희는 올 시즌 14경기 5승 2패 평균 자책점 3.79를 기록 중이었다.
한현희는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이 더해져 건강하게 시즌을 마친다면, ‘돈 방석’에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술 때문에 도쿄올림픽, FA 대박도 날아갔다. 내년 FA 취득 후 가치가 어떻게 평가될지 모르지만, 사건 이후 몸값과 이미지에 매우 큰 타격을 입은 건 분명하다. 송우현은 팀 선배의 커리어가 이렇게 꼬이는 걸 바로 옆에서, 얼마 전에 보고도 음주운전을 했다.
KBO리그의 전설로 불리는 송진우의 아들로 화제를 모았던 송우현은 2015 2차 58순위로 키움(당시 넥센)의 지명을 받았다. 이후 인고의 세월을 거쳐 지난해에 1군 데뷔전을 치렀고, 올 시즌에 데뷔 첫 홈런을 때리는 등 69경기 타율 .296 3홈런 42타점 34득점을 기록했다.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그리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걸리겠어?’, ‘대리비가 아까워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송우현은 커리어에 오점을 남긴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소속팀에도 먹칠을 했다. 본인의 커리어에 주홍글씨가 새겨졌을 뿐만 아니라, 악재 속에 후반기 재개를 하루 앞두고 있는 KBO리그 이미지에도 타격을 줬다. 드디어 빛을 보는 듯했지만, 송우현은 스스로 복을 걷어찼다.
[송우현.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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