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롯데 우완 정통파 용병 댄 스트레일리(33)는 KBO리그 첫해인 지난 시즌 15승4패, 평균 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역시 메이저리그급’으로 인정받았다.
과거 롯데에는 한국야구의 ‘전설’ 고(故) 최동원을 소환해 ‘린동원’이라 불린 투수 조쉬 린드블럼(현 밀워키 브루어스 트리플A)이 있었지만 댄 스트레일리는 최동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급이라는 평가였다. 특히 194 2/3이닝 동안 205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롯데의 우완 정통파 에이스 최동원 윤학길 염종석 등을 떠오르게 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댄 스트레일리는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50만 달러와 옵션 등 KBO리그 신인 용병 최대 몸값인 100만 달러 규모의 몸값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해 성적을 바탕으로 올시즌 연봉이 90만달러, 한화 약 10억원이 됐다. 10개 구단 용병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보면 된다.
롯데는 8위에 처져있기는 해도 8월10일 후반기 재개와 함께 NC전 2승1패를 기록했고, 13, 14일 잠실 원정에서 LG에 2-0, 4-3 승리를 거뒀다. 5경기서 4승1패에 LG전 2연승을 기록하며 15일 광복절 일요일 LG와 맞붙었다. 16일이 월요일 휴식일이어서 투수력을 모두 집중시켜 3연승을 노려볼 만했다.
더욱이 이날 롯데 선발 투수가 지난해부터 올시즌 4월28일 6이닝 무실점 승리까지 LG를 상대로 4경기에서 3승무패, 방어율 0점대(0.99)를 기록 중이던 댄 스트레일리였다. LG 선발도 용병 켈리여서 투수전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그러나 경기는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에이스답지 못한 행동 하나로 초반에 LG로 넘어가고 말았다.
0-0에서 2회말 LG 공격이었다. 롯데 댄 스트레일리는 LG 6번 이형종에게 좌전안타, 이재원 중전안타를 연속으로 내줘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8번 타자 유강남 타석 때 2루 주자 이형종이 무리하게 3루 쪽으로 움직이다가 사실상 포수 견제에 아웃(도루 실패)되고 말아 LG 공격에 맥이 끊길 듯했다. 이형종이 협살되는 사이 1루주자 이재원은 2루까지 갔고 2사2루가 계속됐다.
LG 다음 타자는 19세 고졸 신인 좌타자인 9번 이영빈이었다. 댄 스트레일리의 노련한 투구를 공략할 수 있을까 주목받았는데 볼카운트 원볼 투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 몸쪽 슬라이더를 당겨쳐 우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LG가 선취점을 뽑은 상황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이영빈의 타구는 강하고 약간 불규칙하기는 했어도 롯데 1루수 정훈이 자신의 몸 정면에서 처리하려고 했다면 막을 수는 있었다. 정훈은 타구가 강하니까 뒤로 물러서며 글러브를 옆으로 뻗어 잡으려 했는데 공은 빠져나갔다.
댄 스트레일리는 1루수 정훈이 잡을 것으로 알고 1루 베이스커버에 들어갔으나 정훈이 잡지 못하자 정훈을 향해 ‘그것도 못잡느냐!’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정훈은 당황하면서 어쩔줄 몰라했다.
댄 스트레일리는 1실점 후 후속 홍창기에게 다시 중전안타를 내줬는데 이번에는 2루수 안치홍쪽을 향해 아쉽다는 손동작을 보였다. 결국 서건창에게 2타점 적시 우전안타를 내줘 추가 2실점하고 말았다.
그러나 0-3으로 뒤진 것보다 더 빨리 롯데 선수들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스트레일리는 3이닝 4실점 강판당하며 8패(6승)째를 당했고 팀도 결국 무기력하게 1-7로 패했다.
야구는 팀 경기다. 투수 혼자서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롯데의 레전드 (故)최동원이 198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따내 역대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 최동원은 자신이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내 외야수들이 수비에서 어떤 실수를 해도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자신이 막으면 되니까 걱정말라는 태도였다. 그래서 동료들은 그를 믿고 자신 있게 움직였다.
댄 스트레일리가 15일 LG전에서 무엇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래리 서튼 감독이 그 문제를 지적해 바로 잡아주지 못하면 롯데의 올시즌도 어려워 보인다.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