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데뷔타석 초구 홈런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남기지 못했던 그 선수가 맞나 싶다. 김태연이 노시환의 공백을 메우며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김태연은 22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4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 결승타 포함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한화는 하주석의 만루홈런, 닉 킹험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묶어 11-3 완승을 따내며 2연승을 질주했다.
최근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태연은 복귀전 포함 3경기에서 12타수 9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지만, 지난 19일 삼성 라이온즈전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치며 상승세가 끊겼다. 이어 21일 두산전까지 최근 3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 3볼넷을 기록할 때만 해도 ‘반짝 활약’이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마침표가 아닌 쉼표였다. 김태연은 22일에 침묵을 딛고 해결사 면모를 발휘, 갈 길 바쁜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김태연이 1회초 1사 1, 3루서 터뜨린 2타점 2루타는 이날의 결승타였다. 김태연은 이어 3회초에 격차를 4점으로 벌리는 투런홈런까지 만들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 홈런은 김태연이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2017년 6월 21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의 홈경기 이후 1,523일 만에 만든 통산 2호 홈런이었다. 2017년 6월 21일. 김태연이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날이기도 하다. 김태연은 당시 신재영(현 SSG)을 상대로 데뷔타석 초구 홈런을 때린 바 있는데, 이는 KBO리그 역사상 3호 진기록이었다. 순수 신인 신분으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김태연은 이후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데뷔 첫 타석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지만, 2017시즌 12경기 타율은 .048에 불과했다. 홈런이 유일한 안타였다. 김태연은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도 교체멤버로 종종 출전했지만,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상무 입대마저 무산된 김태연은 결국 2019시즌 종료 후 현역으로 군 복무에 임해야 했다.
경기력,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에 제약이 따르는 여건 속에 군 복무를 마쳤지만, 김태연은 군 제대 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 표본이 적은 만큼 더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한화가 김태연 덕분에 부상으로 이탈한 노시환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진기록을 세운 후 잊히는 듯했던 김태연의 진짜 야구 인생은 이제부터다.
[김태연.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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