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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첫 풀타임 시즌이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
SSG는 최근 수년간 중앙내야 리빌딩에 심혈을 기울였다. FA 최주환 영입으로도 부족하다고 봤다. 류선규 단장은 NC에서 트레이드로 김찬형을 데려온 뒤에도 "솔직히 (여전히 중앙내야가)약하다"라고 했다.
중앙내야는 센터라인의 핵심이다. 기본적으로 수비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강한 중앙내야를 갖춘 팀들은 공격 생산력까지 좋다. SSG는 여전히 중앙내야의 공격 생산력과 수비 안정감에서 리그 상위권이라고 보기 어렵다.
하루아침에 공수겸장 유격수와 2루수를 키우는 건 어렵다. SSG도 최주환을 영입하기 전부터 꾸준히 시도했다. 최주환을 영입한 뒤에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유격수로 가장 많이 뛴 선수는 김성현이다. 단, 김성현도 한국나이 35세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올 시즌 수비 안정감이 좋지만, 수비보다 타격이 강점이다.
김원형 감독은 일찌감치 박성한을 주목했다. 24세의 군필 내야수. 올 시즌 81경기에 나섰다. SSG 내야수들 중에서 제이미 로맥, 최정 다음으로 1군 경기를 가장 많이 소화했다. 최주환이 2루를 지킬 때 김성현, 김찬형 등과 번갈아 출전했다. 그러나 후반기 개막과 함께 최주환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자 꾸준히 주전 유격수로 나선다.
김 감독은 박성한과 김성현을 동시에 기용할 때 박성한을 유격수, 김성현을 2루수로 쓴다. 박성한은 올 시즌 557이닝 동안 실책 16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성한의 WAA(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는 -0.120.
그러나 수치를 떠나 중앙내야의 리빌딩 차원에서 박성한이 풀타임 유격수로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사실 박성한은 예년부터 타격보다 수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에 기회를 많이 받으면서 타격이 많이 좋아졌다. 타율 0.290 3홈런 28타점 31득점.
김원형 감독은 지난 19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경기에 많이 나오면서 타격이 점점 좋아진다. 실책이 많긴 한데 내가 감독으로 오면서 선수들에게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라고 했다. 실책을 하고 싶어서 하는 선수는 없다. 그게 부담이 되면 성한이가 유격수 자체에 대한 부담을 가졌을 것이다. 5월에 실책을 많이 했고 점수로 연결됐던 것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실책이 많이 줄었다. 다시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한창 실책이 나왔을 때, 타구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경계했다. 어쨌든 유격수는 가장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한다. 실책에 위축되면 팀 전체적으로도 손해다. 김 감독은 "반응이 늦길래 수비코치에게 첫 발 스타트부터 빠르게 하고, 대시해서 적극적으로 하라고 했다"라고 했다.
스텝 바이 스텝이다. 리빌딩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24세의 군필 내야수에게 10년 유격수가 될 가능성을 봤다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2017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뛴 1군 경기가 단 85경기였다. 첫 풀타임 시즌이다.
최주환이 22일 대구 삼성전서 대타로 한 타석을 소화했다. 곧 다시 2루 수비도 한다. 김성현이라는 플랜B도 있고, 김찬형도 전천후로 활용할 수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상현도 김 감독의 중앙내야 플랜에 포함됐다. 여러모로 박성한을 풀타임 유격수로 키우기에 좋은 조건, 안정적인 환경이다. 올해 포스트시즌까지 경험하면 금상첨화다.
SSG 팬들도 이 프로젝트를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은 "성한이는 첫 풀타임 시즌이다. 시간이 더 지나고, 노력도 더 하면 분명히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박성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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