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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가 선발로 보직을 변경한 후 두 경기 연속 조기강판의 수모를 당했다. 불펜 투수 때의 위력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승호는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서 4이닝 동안 투구수 86구, 7피안타 3볼넷 3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이승호는 2019년 23경기(122⅔이닝)에 등판해 8승(1완봉) 5패 평균자책점 4.48의 성적을 거두며 키움의 핵심 선발 자원으로 거듭났다. 좋은 성적으로 2019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하지만 2020시즌 6승 6패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하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안우진이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경쟁에서 밀려났다.
불펜 투수로의 변화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승호는 올해 불펜에서 18경기에 등판해 19⅔이닝을 던지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하며, 선발 투수 때보다 좋은 투구를 펼치며 필승 계투조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외국인 제이크 브리검이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한현희와 안우진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징계를 받게 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다. 결국 이승호는 팀 사정상 후반기부터 다시 선발을 맡게 됐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승호가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브리검이 복귀할 때까지는 잘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필승조는 빠른 시간에 강한 승부를 펼치는 반면, 선발 투수는 다르다. 구속과 구종 선택에도 다른 점이 있다. 하지만 선발 투수를 했었기 때문에 영리하게 생각하면서 던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을 못한 탓일까. 이승호는 두 경기 연속 불펜에서의 위력적인 모습이 선발 투수로 오른 마운드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승호는 볼넷을 남발하고, 두 개의 폭투를 기록하는 등 또다시 조기강판을 당했다.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이승호는 1회 선두타자 정은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최재훈과 하주석에게 연속 안타, 김태연에게 볼넷을 내주며 큰 위기를 자초했다. 이승호는 후속타자 에르난 페레즈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장운호와 승부에서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승호는 계속되는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를 견제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치는 듯했다. 하지만 1루수 박병호가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고, 급격하게 흔들리며 폭투로 다시 한 점을 내주며 1회에만 4점을 헌납했다.
이승호는 2~3회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하지만 4회 최인호에게 안타, 정은원에게 볼넷을 내주며 또 한 번 위기 상황에 놓였고, 최재훈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 이승호는 2, 3루에서 폭투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해 6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키움은 최근 세 명의 선발 투수가 이탈하면서 힘든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승호마저 선발로 보직을 변경한 뒤 부진에 빠져있다. 후반기 '잇몸야구'로 잘 버티고 있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2019시즌의 이승호가 그리운 키움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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