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런 상황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지만…"
KIA는 작년부터 에이스로 활약한 애런 브룩스가 갑작스럽게 불미스러운 일로 퇴단했다. 후반기 개막과 함께 터진 돌발 악재였다. 중요한 건 8월15일 이후 계약한 외국인선수는 포스트시즌에는 출전할 수 없는 규정이다.
KIA는 25~26일 광주 롯데전서 1승1무를 거뒀다. 그래도 5위 NC와는 6게임 차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다. KIA가 장기연승을 기대할만한 전력은 아니다. 하지만, 조계현 단장이 "새 외국인투수를 계속 알아보고 있다"라고 한 건 빈말이 아니었다.
KIA는 26일 일본계 브라질투수 보 다카하시를 영입했다. 연봉 6억원에 마이너리그 구단에 대한 이적료 포함 총 16만달러. KIA와 윌리엄스 감독의 코멘트를 종합하면 다카하시는 공격적인 성향에 반복적으로 일정한 투구를 하는 매커니즘을 지녔다.
단, 마이너리그 통산성적(131경기서 42승41패 평균자책점 4.18)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올해 신시내티 레즈 산하 트리플A 루이빌 베츠에서 18경기에 등판, 3승7패 평균자책점 4.55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어차피 이 시기에 수준급 외국인선수 영입은 불가능하다. 메이저리그도 곧 확대엔트리가 적용된다.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에서 수준급 선수 수급이 쉽지 않은 환경. 그래도 KIA는 주어진 상황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일단 현장과 프런트가 한 곳을 보며 끝까지 달려나간다는 인상을 KIA 팬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줬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런 상황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지만,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싶은 현장과 프런트의 생각이 일치했다.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는 제약이 있지만, 팀 입장에선 오히려 긍정적으로 본다"라고 했다.
다카하시의 합류(비자발급 및 2주 자가격리 감안)는 빨라야 9월 중순이다. 그래도 KIA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58경기를 남겨뒀다. 올해 페넌트레이스는 11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카하시가 준비만 잘 하면 KIA 선발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여지는 충분하다. 등판 자체로 국내투수들의 에너지 소모를 안배하는 이점이 있다. 4~5선발은 KIA 전력에서 가장 취약한 파트다.
또한, KIA로선 다카하시가 기대이상의 활약이라도 펼치면 2022시즌 재계약 가능성까지도 열어놓을 수 있다. 설령 다카하시가 부진하더라도 들인 금액을 감안하면 그렇게 큰 손해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다카하시가 포스트시즌에 등판하지 못할 뿐, 현실성이 떨어지는 영입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다카하시가 마지막까지 힘을 짜내려고 하는 KIA의 상징적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다카하시.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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