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권광민 2016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5년만에 국내 무대 노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2016년 시카고 컵스에 120만 달러를 받고 입단할 때만 해도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186cm 88kg의 거구였고 왼손잡이었다. 최희섭(전 시카고 커브스)과 거의 비슷한 체구에 왼손 거포였기에 메이저리그 기회가 빨리 찾아 올 것만 같았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잠깐. 꽃길이 아니라 고난의 연속 이었다. 그의 '야구 유전(流轉)'을 한번 들여다 보자. 시카고 컵스에서는 루키리그와 싱글 A에서만 3년 전전했다.
장충고 시절 5툴 플레이어로 주목 받았던 권광민.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선 뚜렷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그는 “컵스에서 방출된 것 아니냐는 연락을 받았다. 절대 그런 게 아니다”고 했지만 계약은 유효했지만 쫓겨난 것이나 다름 아니었다.
2018년 겨울 호주로 건너갔다. 2018~19시즌부터 호주프로야구 제7구단으로 가세한 질롱 코리아에서 뛰었다.“호주에서 준비를 열심히 해서 미국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소망을 밝히며 호주 무대를 밟았지만 나아진 것은 없었다.
권광민은 "수비를 보완해야 하고, 변화구 대처 역시 보완해야 한다. 살도 빼야 한다“고 했지만 시즌 최종 성적이 2할1푼대(130타수 28안타)에 거친 그를 부르는 곳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권광민은 결국 2019년 3월 18일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에서도 방출됐다. 마이너리그 하이 싱글A까지 올라갔지만 3년 통산 타율은 2할1푼2리에 그쳤다.
졸지에 실업자가 됐고 결국 그가 택한 것은 군이었다. 18개월간의 현역 복무를 마치고 지난 해 말 전역한 권광민은 군 전역 후 새로 창단한 독립리그 팀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 합류했다.
2020년 11월 창단한 하이애나는 한화 투수 송진우가 감독을 맡고 있는 팀. 송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KBO리그 10개 구단의 콜을 기다렸지만 이마저도 그를 외면했다.
권광민은 마지막으로 KBO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이미 군문제를 해결했고 동시에 ‘해외파 2년 국내 무대 복기 금지’라는 규정도 벗어난 장점이 있었다.
지난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권광민은 프로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군문제를 해결했는데 나이는 24살 밖에 되지 않기에 많은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120만 달러 시카고 컵스 계약-마이너리그-호주리그-군입대-독립리그로 이어지는 5년간의 야구 유전을 끝내고 권광민은 KBO리그에 정착할 수 있을까. 그의 운명을 가를 프로야구 2차 지명은 9월13일 열린다.
[트라이 아웃에 참가한 권광민. 사진=곽경훈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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