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극심한 부진에도 이 맛에 본다. 기회비용이 너무 아까울 뿐이다.
키움 박병호(35)를 두고 에이징 커브에 접어들었다는 말이 많다. 2020시즌에도 부진했다는 말이 있었다. 93경기서 타율 0.220 21홈런 66타점 56득점 OPS 0.802에 머물렀다. 그러나 FA를 앞둔 2021시즌에는 더 심각하다. 3일 고척 KT전까지 77경기서 타율 0.211 12홈런 46타점 33득점 OPS 0.733.
2018년 장타율 0.718로 펄펄 날았으나 3년 연속 뚝뚝 떨어졌다. 0.560, 0.450, 0.404. 더구나 박병호는 홈런타자이면서도 애버리지도 상당히 좋았다. 2013년부터 미국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2018년까지 4시즌 연속 3할 타율을 쳤다. 특히 2015년과 2018년은 0.343, 0.345였다. 2019년 0.280도 괜찮았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 애버리지는 더 떨어졌다.
5타수 당 1개의 안타를 기대할 수 있고, 그 1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를 기대하기란 더더욱 어려워졌다. 한 마디로 공이 배트에 제대로 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붙박이 4번 타자를 내려놓은 건 한참 전 일이고, 윌 크레익의 가세 이후 주전 1루수를 장담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박병호로선 크레익이 우익수로 뛰면서도 KBO 적응이 순조로운 게 다행이다. 크레익의 타격감이 떨어지면 익숙한 1루수로 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박병호는 선발출전조차 장담할 수 없다. 홍원기 감독도 지난주 잠실 원정서 박병호가 이런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박병호는 꾸준히 출전 중이다. 물론 성적은 바닥이다. 8월 한 달간 타율 0.154에 2홈런 5타점 4득점에 그쳤다. "언젠가 반등하겠지"라는 키움 팬들의 시선이 체념으로 바뀔 때쯤, 큰 것 한 방 쏘아 올린다.
4일 고척 SSG전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박병호의 한 방이 오랜만에 터진 경기였다. 흐름상 중요했다. 2-0으로 앞선 3회말, SSG 좌완 선발투수 오원석에게 볼카운트 2B2S서 5구 141km 포심패스트볼을 밀어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승부를 가르는 한 방이었다.
극단적으로 잡아당기는 우타자 박병호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박병호의 컨디션이 드디어 올라온다는 신호일까, 또 이러다 말 것인가. 어쨌든 오랜만에 박병호도 키움도 웃었다. 통산 6번째 그랜드슬램. 키움 팬들은 이맛에 박병호를 지켜본다. 세금이 너무 많을 뿐이다.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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