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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초구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넣고 싶으면 넣는다."
KIA 우완 셋업맨 장현식은 올 시즌 48경기서 55이닝을 소화했다. 순수 구원투수들 중에선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경기에 나섰다. 이닝 소화도 많은 편이다. KIA는 5일 대전 한화전까지 94경기를 치렀다. 시즌의 절반 이상 맷 윌리엄스 감독의 호출을 받은 셈이다.
일각에선 무리한다는 시선을 보냈다. 실제 4월 2.30이었던 평균자책점이 5월에 10.32까지 치솟으며 후유증이 있는 듯했다. 4월에 연투는 네 차례에 불과했다. 그러나 등판 간격은 꽤 촘촘했다. 더구나 스프링캠프부터 불펜에 부상자들이 나오면서 장현식과 마무리 정해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장현식은 다시 일어섰다. 6월에 단 8경기에만 등판, 4홀드 평균자책점 3.27로 회복했다. 7월 도쿄올림픽 휴식기 직전 4경기에는 평균자책점 1.69에 불과했다. 휴식기 이후에는 더 좋다. 10경기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11⅔이닝 동안 3개의 피안타, 3개의 볼넷이 전부다.
7월 7일 한화전부터 5일 한화전까지 12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 이 기간 네 차례 멀티이닝을 소화했으나 무적이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꾸준히 148~149km를 찍는다.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도 여전하다. 올 시즌 48경기서 1승3패1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3.60. 홀드 부문 공동 1위.
윌리엄스 감독은 장현식이 올 시즌을 선발투수로 준비했던 게 타이트한 등판에도 잘 버티는 원동력이라고 봤다. 7일 우천 취소된 수원 KT전을 앞두고 "작년 11월로 돌아가보자. 시즌을 마치고 선발투수로 준비했다. 체력 보충을 많이 했고, 스프링캠프 역시 선발투수로 준비했다. 그렇게 준비한 게 현식에게 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선발투수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스태미너가 필수다. 선발투수를 준비하던 투수가 구원투수로 돌아서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구원투수가 선발투수로 돌아서는 건 투구수를 올릴 시간이 필요하다. 장현식은 전자였으니 적응이 쉬웠다.
변화구에 대한 감각이 좋아진 것도 최근 상승세의 요인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작년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변화구 제구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시작하면서 경기를 힘들게 끌고 갔다.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변화구를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로 넣고 싶으면 넣는 게 가장 발전한 부분이다"라고 했다.
장현식은 2020시즌 도중 NC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옮겼다. 새로운 팀과 팀이 원하는 역할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캠프부터 착실하게 준비했다. 특히 변화구 제구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듯하다. 5월 부진을 결국 극복한 이유라고 봐야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현식의 패스트볼이 좋은 건 모든 타자가 안다. 그러나 이제 현식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 타자에게 그런 인식을 심어주면서 훨씬 더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KIA는 올 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장현식과 정해영이 불펜에서 확실하게 자리잡은 건 수확이다. 군 복무를 마친 20대 중반의 우완 메인셋업맨. 결국 앞으로 피로도 관리 및 부상 방지가 가장 중요하다.
[장현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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