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항이가 좋으면 계속 나가는 거죠."
SSG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에게 2021년 가을은 위기의 계절이다. KBO리그 5년차 장수 외인이지만, 성적은 가장 떨어진다. 8일 인천 LG전까지 92경기서 타율 0.235 19홈런 51타점 52득점이다. OPS 0.795에 득점권타율은 0.194.
중심타선에서 흐름을 끊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결국 하위타선으로 내려가더니 후반기 초반에는 2군행을 겪었다. 확대엔트리에 맞춰 1군에 돌아온 로맥에게 현 상황은 힘겹다. 타순을 떠나 선발출전 빈도가 크게 떨어졌다.
햄스트링 통증을 털고 돌아온 최주환이 1루수로 뛰며 맹활약 중이다. 정작 김원형 감독은 "언제든 2루수로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복귀 직후에는 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1루수를 맡겼으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최주환 대신 2루수로 나선 최항이 맹활약 중이다. 최항은 11경기서 타율 0.432 4타점 5득점으로 펄펄 난다. 수비가 불안하지만, 최항의 불꽃타가 베테랑 김성현과 로맥을 동시에 밀어낸 모양새. 김 감독으로선 최항이 맹활약하는데 굳이 최항을 벤치로 밀어내고 최주환을 2루수로 복귀시킨 뒤 로맥에게 1루수를 맡길 이유가 없다. 지명타자는 추신수의 몫이다.
불규칙적인 기회 때문일까. 로맥은 후반기 14경기서 타율 0.194 1홈런 5타점 5득점이다. 현 시점에선 로맥이 출전기회를 꾸준히 잡기 어렵다. 로맥으로선 받아들여야 한다. 가을에 반등하지 못하면 사실상 재계약은 어려워진다.
그러나 로맥이 낙담할 필요도 없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고 최항이 계속 잘 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로맥에게 8일 인천 LG전 대타 결승 투런포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최항 역시 이날 1안타를 추가하며 좋은 감각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항이가 좋으면 계속 나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시점이 되면 로맥이 나갈 것이다. 그러면 주환이가 2루로 들어갈 수도 있고, 고민은 될 것이다. 로맥도 준비는 철저히 하고 있는데 나가는 시점은 타이밍을 봐야 한다"라고 했다.
만 27세의 내야수 최항은 형과 달리 붙박이 주전은 아니다. 그 정도의 역량, 믿음은 안겨주지 못했다. 중앙 내야수인데 수비력에서 경쟁자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타격도 요즘과 같은 특정구간에서의 맹타는 과거에도 있었다.
최항으로선 이 좋은 타격리듬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로맥과 마찬가지로 최항도 자신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시기다. 김 감독은 "내야수는 일단 수비를 잘 해야 한다. 주전으로 자리잡으려면 꾸준히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항이가 그동안 풀타임으로 못 나간 건 수비가 첫 번째다. 2루 수비를 좀 더 보완해야 한다. 타격은 일정기간 좋았다가 떨어졌다. 그게 비주전의 힘든 현실이다"라고 했다.
SSG 좌측 내야는 간판타자이자 붙박이 3루수 최정에 박성한이라는 새 유격수를 발굴했다. 그러나 우측은 최항이 김성현을 밀어냈고, 자연스럽게 최주환이 로맥을 밀어낸 모양새다. 그리고 로맥이 대타 홈런 한 방으로 다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사실 로맥 외에도 김성현이나 안상현, NC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찬형도 대기 중이다.
중요한 건 이들의 건전한 경쟁으로 팀이 경쟁력과 활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SSG 우측 내야의 복잡한 상황은 SSG가 5강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데 일정 수준의 동력이 되고 있다. 최항과 최주환의 불꽃타가 없다면, SSG의 후반기는 더 참혹했을 수 있다.
[로맥(위), 최항(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