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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찾았다.
14일 밤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이동진이 게스트로 출연해 영화계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평론계의 아이돌"이란 소개와 함께 등장한 이동진은 MC 송은이, 김숙을 두고 "워낙 좋아했다. 송은이의 개그를 옛날부터 좋아했다. 너무 웃기다고 생각했다. 독서 프로그램에서 만났는데 책을 정확하게 읽어내더라. 통찰력에 놀랐다. 김숙은 인사만으로도 기분이 풀어지더라"라며 웃어보였다.
MC 민경훈과는 초면이라며 "영화에 비유해달라고 이야기하시더라. 2005년 즈음 미국에 연수를 갔다. 한국에 돌아왔는데 전성기를 누리고 계셨다. 영화로 비유하면 '미션 임파서블'이다"라고 말했다.
이동진은 트레이드 마크 '빨간 안경'에 대해 "일종의 작업복"이라며 "직장 생활을 10년 넘게 하다가 그만두고 프리랜서 영화평론가가 됐다. 마음에 결기가 있었다. 그때 빨간 안경을 끼기 시작했다"라고 설명을 더했다.
25년 차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한줄평을 쓴 영화가 2000편이 점는다. 별점만 따지면 5000편 이상이다"라며 "별점은 필요악이다. 한계가 많다. 누군가에게는 인생 영화에 별 하나를 줄 수도 있다. 강력한 정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정보를 최대한 유용하게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1년에 별 5개 영화가 3편 정도다. 본 영화로만 10000편이 넘는다"고 이야기했다.
이동진이 "특정한 장르를 좋아하진 않는다. 공포영화라고 못 보지 않는다. 요즘은 별로 무섭지도 않다"라고하자, MC 정형돈은 "마지막으로 놀란 공포영화는 뭐냐"고 물었다. 이에 이동진은 "최근에 '랑종' 보고 아주 짧게 2초 놀랐다. 욕을 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어떤 직업을 오래 가지면 강한 취향이 점점 옅어진다. 평론가가 공포영화를 못 본다면 큰 약점을 갖게 되는 거다"라고도 말했다.
"초기에는 평론가의 평론을 의식했다"고 고백한 이동진은 "일간지 영화 기자였다. 큰 영화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시험 답안지를 맞춰보는 느낌이다"라고 부연했다.
이동진은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최고의 한국영화로 꼽았다. 그러면서 "봉 감독의 최고작이 '마더'라고 생각한다. 오프닝과 엔딩이 춤이다. 시작할 때는 김혜자 혼자 춤을 추고 끝날 때는 모두가 뒤섞여서 누가 김혜자인지 모르게 춤 춘다. 두 가지가 완벽하게 조응한다. 오프닝, 엔딩을 합쳐봤을 때 한국 영화 사상 최고"라고 덧붙였다.
별점을 매기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동진은 "객관적인 기준은 존재할 수 없다. 평론가도 주관적인 견해로 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다만 생각하는 원칙은 있다. 화제작이 아니면 대충 감이 온다. 그럼 안 본다. 3점은 중간이 아니라 평균 이상이다"라고 밝혔다.
이동진은 "다른 감독에게 항의 받은 적 없냐"는 MC 김숙의 궁금증에 "옛날에 너무 많았다. 욕하고 협박하는 분도 계셨다. 예의 없게 화를 낸다는 태도의 문제지 화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제 입장에선 일인 거다"라고 돌이켜 놀라움을 안겼다.
영화 '기생충'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봉 감독의 첫인상은 '설거지 잘하는 남자'였다고 했다. 이동진은 "봉 감독의 첫 영화 '플란다스의 개'가 실패했다. 데뷔작을 실패했으니 신인 감독이 얼마나 다운돼 있었겠냐. 다음해 선댄스 영화제가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렸다. 동네 식당이 거의 없다. 보통 세계 어딜 가나 중국, 한국 식당이 있는데 없다. 그래서 한국 음식을 싸갔다. 지나다니다 봉 감독을 우연히 만나서 인사하게 됐다. 음식이 너무 괴롭다기에 봉 감독과 영화인들을 모아서 파티를 열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설거지를 하시더라. 설거지 마스터였다"라며 "설거지로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해 모두를 폭소하게 만들었다.
[사진 = KBS 2TV 방송 화면]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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