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소름 돋았다."
이젠 역사 속으로 사라진 SK 와이번스. 그들의 마지막 시즌은 2020시즌이었지만, 화려하게 빛난 마지막 불꽃은 2018년이었다. 당시 SK는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넥센(현 키움)과 명승부 끝에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서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두산을 4승2패로 누르고 2010년 통합우승 이후 8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했다. 마지막 SK 우승멤버였던 SSG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은 여전히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로맥은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K 왕조가 참 길었다. 과거 우승 사진들을 보면서 여기에 있는 선수들이 나를 보고 '저 선수는 내가 뛸 때 함께 뛰어도 참 잘했겠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2017년에 SK 유니폼을 입은 2007~2008년, 2010년 통합우승을 보며 언젠가 자신도 정상에 오를 날을 기약했다. KBO리그 2년차였던 2018년에 꿈을 이뤘다. 로맥은 한국시리즈 얘기를 꺼내기 전에 "플레이오프 5차전서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로 동점 3점 홈런을 친 기억이 난다. 3점 차로 지고 있었는데 치기 좋은 공이 들어왔다. 바로 동점이 돼 특별했고, 내 커리어에 가장 중요한 홈런이었다"라고 했다.
2018년 11월2일 SK행복드림구장(현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은 지금도 KBO리그 팬들에게 회자되는 명승부다. SK는 6회초까지 0-3으로 뒤졌다. 6회말 로맥의 동점 좌월 스리런포를 시작으로 6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1사 1,2루서 브리검의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SK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10회말 한동민의 끝내기 중월 솔로포로 11-10으로 이겼다.
로맥에겐 한국시리즈 6차전 마지막 순간이 또 하나의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2018년 11월12일 서울 잠실구장이었다. 당시 SK는 3-4로 뒤진 9회초에 최정의 동점 솔로포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 1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한동민이 우중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5-4로 앞섰다.
그리고 13회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아웃카운트 3개를 남긴 상황. 마운드에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올라왔다. 무조건 끝내겠다는 트레이 힐만 당시 감독의 승부수였다. 김광현은 양의지와 박건우를 잇따라 삼진 처리하고 포효했다.
로맥은 당시에도 1루를 지키고 있었다. "잠실 1루에 있었다. 김광현이 불펜에서 나왔다. 몸을 푸는 줄도 몰랐는데 나와서 놀랐고 소름 돋았다. 잘 막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10개월이라는 시간이 정말 긴데, 다 같이 엄청 열심히 한 기억이 난다. 당시 SK는 특별한 팀이었다"라고 했다.
로맥은 SK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5년 연속 20홈런을 터트리며 SK의 장수 외국인타자, SSG의 초대 외국인타자로 활약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쳤다. 그는 "SSG는 내년에 박종훈과 문승원이 복귀하면 잘할 것 같다"라고 했다.
[SK의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위, 아래), 로맥의 2018년 플레이오프 5차전 동점 3점포 직후 모습(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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