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의 최원준이 부담감을 이겨내고 '토종 에이스' 다운 투구를 펼쳤다.
최원준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LG 트윈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84구,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은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에서 4-7로 패하며 덜미를 잡혔다. 두산은 WC 2차전을 앞두고 최원준을 불펜 투수로 대기시키는 등 총력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 타선이 장단 20안타를 뽑아내는 등 폭발했고, 두산은 16-8의 완승을 거두고 준PO행 티켓을 따냈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이 삐걱거렸다. 단 한 번도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심지어 후반기에는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수술을 받게 돼 미국으로 출국했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도 어깨 피로 누적으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이 모두 이탈하면서 '토종 에이스' 최원준의 어깨는 자연스럽게 무거워졌다. 최원준은 시즌 막바지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는 등 한 몸을 불살랐다. 그리고 올해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LG를 상대로 강했던 면모를 제대로 뽐냈다. 특히 WC 2차전에서 최원준이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휴식을 취한 '스노우볼'이 제대로 굴러갔다.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올림픽 일정까지 소화했던 만큼 컨디션이 완벽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로케이션과 수싸움을 앞세워 LG 타선을 요리했다. 특히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최원준은 이날 최고 141km 포심 패스트볼(48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32구)-체인지업(2구)-커브(2구)를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원준은 1회 시작부터 서건창과 채은성에게 각각 볼넷을 내주며 1, 2루 실점 위기를 자초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김민성을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최원준은 2회에도 문보경에게 2루타를 맞는 등 2사 3루의 위기에 봉착했지만, 구본혁을 유격수 직선타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쳤다.
무실점 순항은 계속됐다. 최원준은 4회말 1사 1, 2루에서도 문보경을 138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후 유강남을 투수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마무리까지 깔끔했다. 숱한 위기를 극복한 최원준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구본혁-홍창기-서건창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모두 뜬공으로 잡아내며 2점 차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냈고, 불펜에 바통을 넘겼다.
최원준-앤드류 수아레즈, 누가 봐도 매치업은 두산이 열세였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의 말 대로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최원준은 팀 토종 에이스와 국가대표 다운 투수로 팀의 기선제압 승리를 이끌어냈다.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이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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