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엄청난, 역사적 선수다."
제이미 로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KBO리그 SK 와이번스, SSG 랜더스에서 626경기에 출전, 155홈런을 터트렸다. 타이론 우즈(174홈런), 제이 데이비스(167홈런)에 이어 KBO리그 외국인타자 통산홈런 3위다.
KBO리그에 오랫동안 몸 담으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선수들을 만났고 상대해봤다. 로맥은 최근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3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양현종(FA), 조상우(키움), 정우람(한화)을 가장 까다로운 투수로 꼽았다.
그와 별개로 타 구단에 인상적인 선수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로맥이 가장 먼저 꼽은 선수는 두산과 KT에서 뛰며 KBO리그 장수 외국인투수로 이름을 날린 더스틴 니퍼트(은퇴)다. 니퍼트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214경기서 102승51패1홀드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KBO리그 유일의 외국인 100승 투수.
로맥은 니퍼트에게 통산 15타수 2안타 타율 0.133으로 약했다. 삼진을 7차례 당했다. 2안타 중 홈런도 1개 포함됐지만, 역시 버거운 투수였다. 타자에겐 마치 2층에서 내리꽂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타점이 높았다.
로맥은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이미 엄청난 것을 이룬 투수였다. 그 선수의 업적이 인상적이었다"라고 했다. 단순히 기록 뿐 아니라, 두산의 에이스로서 팀에 헌신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나머지 세 명은 국내 타자다. 우선 이승엽(은퇴)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KBO리그 역대 최고타자다. 로맥이 SK에 입단한 2017년은 이승엽의 은퇴 시즌이었다. 이승엽은 2017년에 9개 구단을 돌며 은퇴투어를 펼쳤다.
무엇보다도 만 41세의 은퇴시즌에도 타율 0.280에 24홈런 87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그럼에도 이승엽은 미련 없이 예고한대로 떠났다. 로맥은 "엄청난, 역사적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밖에 로맥은 30대 중반에 팀을 옮겨서도 좋은 기량을 과시한 최형우(KIA)를 두고 역시 "엄청난 타자"라고 했다. 최형우는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애버리지와 클러치능력, 한 방을 두루 갖춘 왼손타자다.
로맥이 특히 인상 깊게 본 선수는 강백호(KT)다. 이정후(키움)와 함께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젊은 강타자다. 잠재력이 엄청나고, '천재 타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훗날 메이저리그에 도전할만한 타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로맥은 "2018년이었는데,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와서 경기를 뛰는 걸 보고 놀랐다"라고 했다.
미국에선 유망주가 곧바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경우가 거의 없다. 때문에 강백호의 적응력이 로맥으로선 신선하게 보였을 수 있다. 로맥은 "강백호는 스트레스 없이, 자신 있게 야구를 하는 모습, 정말 순수하게 야구만을 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높은 레벨의 야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승엽(위), 로맥(가운데), 강백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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