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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장동윤이 '태일이'로 전태일 열사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했다. '태일이'는 아름다운 청년으로서 인간적인 면까지 조명, 그 뜨거운 외침에 힘을 실으며 꼭 봐야 할 '필람 무비'로 떠올랐다.
1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선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홍준표 감독과 전태일 역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 장동윤, 제작사 명필름 심재명 대표가 참석했다.
'태일이'는 1970년 평화시장,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22세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대한민국 노동운동 역사의 상징적인 인물로, 올해는 故 전태일 열사의 51주기다.
故 조영래 변호사가 저술한 '전태일 평전', 1995년 개봉한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최호철 작가의 만화 '태일이' 등이 있지만 애니메이션으로는 '태일이'가 최초다.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는 최호철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며 전태일이라는 인물을 관객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간다. 인디애니페스트 수상작 '바람을 가르는'(2012), 웹 애니메이션 '요일마다: 프롤로그'(2017)등 감성적이고 독창적인 화법으로 주목받은 홍준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70년대 삶의 공간과 사람들의 모습을 리얼리즘 화법으로 구현, 사실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애니메이션 특유의 자유로운 표현력과 감성적인 영상미를 통해 영화적 감동을 극대화했다.
'태일이'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을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 일찌감치 호평을 이끈 바 있다.
홍준표 감독은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전태일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다루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받고 많이 들여다보고 알아보니, 그동안 단지 저희가 전태일의 열사 이미지만 너무 갖고 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 영화는 새로운 시각으로 젊은 청년, 우리와 비슷한 동료 태일이로서 이야기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제 세대가 이야기하면, 또 다음 세대가 이야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여기에 포커스를 맞췄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도 감독이기에 앞서 노동자이다"라며 "우린 전태일 열사가 한 얘기를 아직까지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물론, 많은 부분 개선이 됐고 다양한 방안이 마련됐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그때나 지금이나 맥락상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 새로운 직종도 생겨나고 있는 현재 환경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전태일이 얘기한 내용들을 반복하고 항상 시대에 맞게끔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심재명 대표는 "'태일이'를 통해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 수 있는 노동자의 삶을 다시 한번 많은 분에게 환기시키고 싶었다. 전태일 열사는 아주 따뜻하고 착한 아름다운 청년으로, 저 역시 '태일이'를 만들었지만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많은 관객분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함께 사는 세상, 인간다운 세상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가족과 함께 '태일이'를 봐주시면 어떨까 하는 희망을 품어본다"라고 남다른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태일이'에 누적 2만여 명 가까이 후원과 지지를 보내주셨는데,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인사를 잊지 않았다.
장동윤 캐스팅 이유도 언급했다. 심재명 대표는 "장동윤은 데뷔하기 전, 편의점 강도를 잡아 뉴스에 나오지 않았나. 뉴스를 보고 뭐 이런 정의로운 청년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배우로 등장했다. 이견 없이 캐스팅했다"라고 얘기했다.
홍준표 감독도 "장동윤이 실제 출신이 대구라 사투리 연기도 된다. 태일이가 약간 어색하게 서울말을 썼으면 하는 미묘한 톤을 원했는데, 되더라. '너무 태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녹음하면서도 역할과 찰떡같아서 좋았다"라고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동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남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던, 세상을 바꾸기 위해 스스로 불꽃이 된 청년 전태일 역을 맡아 데뷔 첫 목소리 연기에 도전했다. 특히 그는 실제 전태일과 같은 대구 출신으로, 자연스러운 사투리 억양을 통해 이질감 없는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여기에 또렷한 눈과 맑은 얼굴까지 '태일이' 속 캐릭터 디자인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장동윤은 대학생 시절 편의점, 택배 상하차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들을 평범한 청년이자 노동자였던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기도. 무엇보다 데뷔 전 편의점 강도를 막아내며 뉴스 인터뷰를 통해 정의롭고 용감한 대학생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고, 착실하고 바른 이미지를 갖추며 몰입도를 더했다.
장동윤은 '태일이' 출연 이유에 대해 "실존 인물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물론, '태일이'는 목소리 연기이지만 그럼에도 흔쾌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평소 제가 잘 알지 못했지만 '태일이'를 통해 이번 기회에 알게 됐고, 의미가 있는 인물이니까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제안을 받았을 때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품을 위해 전태일 평전을 처음으로 접해서 읽어보고 재단에 방문해서 인터뷰도 했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우리 일상에서 보이는 평범한 인물이라 '인간 전태일'의 일생,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표현하려 했다. 제가 22세 때를 생각해 보면 엄청 어린 나이이지 않은가. 그 어린 친구가 어떻게 그렇게 결심하게 됐는지 생각하며 임했다"라고 노력을 전했다.
그러면서 장동윤은 "'태일이'는 전태일 열사의 살아온 인생, 그리고 인간적인 측면을 많이 보여주는데 따뜻함도 있고 또 너무 무겁지 않게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저처럼 전태일 열사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 기존에 알고 계신 부모님 세대까지 남녀노소 재밌게 관람하고, 깊은 울림도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자신 있게 내세웠다.
'태일이'는 오는 12월 1일 개봉 예정.
[사진 = 명필름 / 스튜디오 루머, 리틀빅픽처스, 마이데일리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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