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노땅들이 해보자고 했다"
KT 위즈 박경수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 2차전에 2루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 수비에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박경수는 0-0으로 맞선 1회말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 두산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친 강습 타구에 몸을 날렸다. 막아내기도 쉽지 않았던 타구를 박경수는 정확하게 잡아냈다. 타구를 낚아챈 박경수는 재빠르게 유격수 심우준을 향해 뿌렸고,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경기 초반부터 제구에 애를 먹고, 볼넷을 남발하며 흔들리던 선발 소형준은 박경수의 호수비로 순식간에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들었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박경수가 만들어낸 무실점 스타트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KT는 1회말 황재균의 홈런으로 기선제압에 성공, 5회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빠르게 승기를 잡았다. KT는 1~2차전을 연달아 잡아내며 우승확률 89.5%의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프로 19년 차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처음 밟는 박경수는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경기가 끝난 후 박경수는 "데일리 MVP는 고참을 대표해서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경수는 "어제(14일)는 젊은 선수들이 잘했다. 오늘(15일) 경기 전에 '오늘은 노땅들이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황)재균이가 홈런도 치고, 수비에서 보탬도 됐다. 그리고 (유)한준이 형도 몸에 맞는 볼을 얻고, (장)성우도 중요할 때 적시타를 쳤다. 이들을 대표해서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경수는 수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좋은 플레이가 나왔기 때문에 하는 말은 아니지만, 타구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음 플레이가 병살타로 연결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심)우준이가 잘 잡아서 던졌다"고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오늘은 수비로 이긴 것 같다. 좋은 수비 덕분에 더그아웃 분위기가 올라왔다. 베테랑들이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여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공격에서 박경수는 전력질주로 팀에 보탬이 되기도 했다. 1-0으로 앞선 5회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조용호의 안타에 홈을 밟았다. 최만호 KT 3루 주루 코치의 사인을 어겼지만, 최고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박경수는 "3루 코치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맞다. 그러나 솔직히 브레이크가 안 걸렸다. 멈추면 부상의 위험이 있을 것 같았다"며 "이닝이 끝난 뒤 '코치님 죄송합니다. 스톱이 안됩니다'라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셨다"고 웃었다.
박경수는 지난해 데뷔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고 올해는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있다. 그는 "올해가 더 큰 무대지만, 작년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긴장감이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KT 위즈 박경수.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