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7년째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
두산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2차전 맞대결에서 1-6으로 패했다. 7전 4선승제로 열리는 KS에서 2연패를 기록한 두산은 시리즈 '스윕 패'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두산은 KS가 열리기 전까지 '기적'과도 같은 행보를 보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격파했고, 준플레이오프(준PO)와 플레이오프(PO)에서 정규시즌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를 차례로 꺾었다.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KS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두산이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험'이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마치 작두를 탄 듯한 투수 운용으로 상대 팀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타선은 WC부터 PO까지 7경기에서 무려 55점을 뽑아내는 위력을 선보였다. 수많은 경험이 바탕이 돼 선수들에게서 긴장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KS에서 두산은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KT의 투·타 밸런스가 뛰어난 것도 있지만, 두산도 KS 무대를 밟는 과정에서 각 팀의 '에이스'와 강력한 타선을 상대해 왔다. 그러나 1~2차전에서 득점은 단 3점에 불과하다. 마운드는 총 10실점을 기록했다. KS에서 두산은 이전까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마운드보다는 일단 타선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도 "잘 맞는 선수는 잘 맞고, 안 맞는 선수는 안 맞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강승호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지만, 몇몇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역부족이다.
타선의 흐름이 물 흐르 듯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5번 타순에서 맥이 끊긴다. 두산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1~2차전 각각 다른 5번 타자를 기용했다. 그러나 타순의 변화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두산의 타격 침체는 체력적인 문제가 원인으로 보인다. 두산은 정규시즌 144경기와 포스트시즌에서 9경기를 포함해 올해 총 153경기를 치렀다.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사령탑도 야수들의 체력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야수들이 힘든 것은 당연히 알고 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다. 자기들이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힘들게 달려온 만큼 이대로 끝내기는 분명 아쉽다. 그리고 끝나지 않았다. 두산은 3차전 아리엘 미란다가 복귀한다. '에이스'가 무실점 투구를 하더라도 점수를 내야만 이길 수 있다. 타선의 부활이 절실하다. "항상 끝까지 가서 1등을 해야 좋은 것이다. 2등은 서글픈 것"이라는 김태형 감독의 말처럼 하루 휴식을 갖는 두산이 3차전부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 진정한 '기적'을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베어스 선수들이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되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KT의 경기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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