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일주일 사이 천당에서 지옥으로 갔다
어떻게 프로야구단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미스터리’다. 올시즌을 8위로 마친 롯데 구단은 11월3일 마무리 훈련을 시작하면서 참가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오는 26일까지 23일간 래리 서튼 감독의 지도로 진행되는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훈련 투수조 11명에 미완의 기대주 좌완 한승혁(25)이 포함돼 있었다.
한승혁은 신장이 189cm로 경찰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마친 좌완 투수이다. 1996년생으로 이제 25세여서 잠재력이 언젠가는 터질 것으로 롯데 구단은 물론 전문가들 야구팬들이 기대했다.
그런데 겨우 일주일 뒤인 9일 롯데 구단은 선수 3명을 추가로 방출했는데 거기에 느닷없에 한승혁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한승혁은 일주일 사이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것이다. 롯데 구단 내에서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아니면 선수 본인의 신상에 변화가 생겨 벌어진 일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주일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40년 역사의 KBO리그와 롯데 자이언츠를 포함해 모든 프로구단에서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함께 방출된 투수 강동호와 내야수 홍지훈은 3일 발표된 마무리 훈련 명단에 이름이 없었다. 그러니까 한승혁의 경우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마무리 훈련 대상 선수가 일주일 사이에 팀에서 쫓겨난 것이다.
순천 효천고를 졸업한 한승혁은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기대주였다. 입단 계약금을 1억4000만원 받았다.
일주일 사이, 아니 1년 만에 그의 야구 인생은 완전히 바뀌게 됐다. 지난 해 1월말 한승혁은 윤성빈, 이승헌, 최하늘 등 동료들, 그리고 이용훈 투수코치와 함께 미국 드라이브라인 센터(미 워싱턴주, 애리조나주 소재) 2주간 연수를 다녀왔다. 당시 허문회감독이 이끈 호주 전훈 캠프와 2원화 돼 전문적으로 투수의 스피드 등 첨단 장비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메카니즘 업그레이드에 나선 것이다.
한승혁은 그 효과인지 지난 해 8월5일 1군에 콜업돼 7일 잠실 두산전에 구원 투입되면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0-3으로 뒤진 7회말 1사 1,2루 위기를 잘 막고 팀 타선의 역전 지원에 힘입어 구원승을 따냈다. 기념구에 사인을 해 자랑하는 사진이 언론에 게재됐다.
당시 롯데 구단은 드라이브라인센터 연수에 큰 비용을 썼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대단하다고 상당히 만족한 분위기였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에이스였던 클레이튼 커쇼도 워싱턴주에 있는 드라이브라인 센터에서 훈련하고 좋은 성과를 보여 드라이브라인 센터에 대한 야구계의 관심도가 커진 시점에서 롯데 구단은 앞서 나갔다.
그러나 드라이브라인을 통해 성장한 롯데 투수는 단 한명도 없다. 2주간 드라이브라인센터 훈련을 하고 호주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윤성빈의 경우 투구 스피드가 시속 150km를 넘겼으나 제구력이 형편없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결국 현역으로 입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승혁은 포심 패스트볼 컨트롤에 문제가 있으나 올해 퓨처스리그 33경기에서 2승3패3홀드, 평균 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외견상 준수한 성적이다. 그러나 그 끝은 갑작스런 방출이었다. 한승혁의 올시즌 연봉은 3400만원이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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